[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정부가 학교 밀집도를 유지하면서도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아를 중심으로 등교를 확대하려고 하자, 학부모와 교사들은 방역 안전과 학습 격차 해소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6일 경기 지역 초등학교 3학년 학부모 A씨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아이는 집밖을 좀처럼 나가지 못해 학교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한다"면서도 "안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동안 방역 수칙을 지켜왔지만 어린 나이라 여전히 걱정된다"면서 "거리두기 3단계가 논의되던 때보다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줄었어도, 작년 평상시보다는 많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의 불안이 막연한 것만은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지난해와는 달리 개학 연기처럼 극단적인 조치는 없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2021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이상수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특성이나 (관련) 상황을 이해하기 전에 등교와 연관된 조치를 해야 됐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등교 또는 개학을 연기했다"면서 "지금은 상황 변화에 따라서 개학 연기하는 게 아니고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적절히 탄력적으로 운영해 학교가 예측 가능하게 학사운영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동은 코로나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방역 안전이 이전보다 더 획기적으로 확보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브리핑 질의응답 순서에서 "학생 접종에 따른 등교 대책·학사 운영 변경, 등교 차등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18세 이하 학생에 대해서는 지금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전체적으로 지역감염의 확산 정도나 추이를 분석하고 접종의 지역별 상황이나 학교에 종사하는 교육종사자에 대한 접종 우선순위 등을 종합 고려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교사들은 등교 수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방역과 학습격차를 다 잡으려면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리는 "등교수업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등교수업 확대 세부 방안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30명으로 잡아서는 안전한 등교수업이 불가능하고, 20명 이하로 감축하도록 교원 증원과 공간 확보 계획이 필요하다"며 "학생 수가 줄고 있다며 교원 정원을 감축하면서 기간제교원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수업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역시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초교는 물론 중·고교의 등교 확대와 교실 방역, 맞춤형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정규교원 확충과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 근본대책임을 염두에 두고 교원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일부 교육청이 방역에 필요한 예산을 추가 지원 없이 학교운영비로 충당하게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학교 교육활동과 운영이 위축되지 않도록 별도의 방역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9월21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