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 "국민의힘이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야권이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더 이상 정치권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 유권자가 판단 능력이 높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보여줬다"며 "문재인 정부가 4년 동안 성공한 정책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가 해줄 것"이라며 "야권이 승리할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서울·부산 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내년 정권 교체의 기반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확신했다. 선거 이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더 이상 정치권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보궐 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새 인물이 나올 것을 기대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위원장 취임 직전 앞으로의 지도자로 70년대 이후 출생했고, 전문 지식을 가진 분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며 "현재까지는 야권의 새 인물을 제대로 찾을 길이 없고, 스스로 나타나는 경우도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임 이후 "40대 경제 전문가를 대권 주자로 키우겠다"며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관련, 조속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후보가 된다는 데 집착하는 사람이 계속 몸이 달아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단일화를 하려면 우리 후보가 있어야 단일화를 하는 것이지, 한 쪽에서만 급하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안 대표와 단일화 실무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어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없다"며 "단일 후보 만드는 데 일주일 정도면 된다"고 덧붙였다.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선 "관심 없다"며 "대권 후보가 될지는 나중에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등 현재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라는 지적에는 "선거가 끝난 다음에 지지율이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 중심으로 추진 중인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 보상제와 관련해선 빠른 시일 내 보상을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이 결심하고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국회가 열린 상황이라 긴급 명령보다 대통령이 스스로 결단하고 결심하면 재정 확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통령이 영수 회담을 제의할 경우 응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손실 보상 지급 시기에 대해선 4월 재보궐 선거 시기와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금전 지급으로 혜택을 보려고 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지급 시기를 빨리 1~2월에 하든지, 선거가 지나서 하든지, 선거에 이용했다는 이야기는 안들렸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 및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 정부 집권 4년의 세상은 달라졌다"며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는 깨지고 '노력도 배신'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작심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란 △경제 정책 실패 △부동산 대란 △법치·헌정 질서 파괴 △외교·안보 위기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한 소득 주도 성장을 포함한 소위 '네 바퀴 성장론'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성과를 낸 것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생 경제는 부동산 대란, 청년 실업 확대, 자영업 폐업 급증, 양극화 심화 등으로 온전한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대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정책의 전환도 주문했다. 그는 "정책 실패에서 기인한 만큼 정책 기조를 대대적으로 전환하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먼저 양도 소득세 중과제도를 폐지해 거래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에게 협치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는 "실질적으로 협치와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뭐라고 답변드릴 수 없다"며 "소통이나 협치는 국정을 담당하는 사람의 자세가 그런 측면으로 기울어졌을 때 이뤄질 수 있는데 그런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는 대통령에게 협치하자, 소통하자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권과 당 내 부산 지역 의원들이 요구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이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다음달 1일 부산에서 현장 비상대책위원회를 하는 과정에서 부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