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줄이자"…'아시아나 합병 추진' 대한항공, 사내 설문

타 항공사 경력 입사 직원 대상 개선방안 등 수렴
통합 과정 진통 예상…사전 전략 수립의 일환

입력 : 2021-02-01 오전 5:11:04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합병을 추진중인 대한항공(003490)이 타 항공사 경력이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30여년간 각자도생해 온 두 항공사의 통합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만큼, 인수 후 통합전략(PMI) 수립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타 항공사로부터 경력 입사한 객실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항목에는 대한항공과 전 직장의 조직문화 차이, 입사 후 적응하기 어려웠던 사내 관습 등이 주를 이뤘다. 아시아나항공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제안도 받았다.
 
대한항공 측은 설문조사 대상에게 "아시아나 항공사 통합 대비 원활한 조직융화 방안 수립에 참고하고자 실시하는 조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양사의 통합에 따라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잠정적인 요소들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 업계에서는 양사 직원들간의 결합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고, 충분한 사전 통합 작업이 필수적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종사들만해도 하나의 항공사 내에서도 항공대 출신, 군 출신이냐를 가르는 문화가 있는데 하물며 두 개의 항공사가 합쳐진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불협화음이 있을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에서 33년간 독자 경영을 요구한 것도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 차원에서 충분한 공감과 협의를 이끌어낼 정책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인수 절차 종료 이후 약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별도의 자회사로 운영한 뒤 이르면 오는 2023년 완전히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양사가 내부적으로도 완전한 통합을 이루기 위한 시스템 등을 정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대한항공은 이달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10여개국의 규제 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으며 관련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는 직원 4명·외부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 심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위는 두 항공사의 합병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기 위해 다음 주 내부 심의를 하고 조만간 수의계약 형태로 용역을 주문한다. 연구 기간은 4개월로 경제분석을 마친 공정위가 6월께 심사보고서를 보내면, 대한항공의 의견을 제출받고 기업결합을 승인·조건부 승인·불허할지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연다. 전원회의는 빠르면 7월에 열릴 전망이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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