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바닥 찍고 이제 오른다”…곱버스 팔고 레버리지 담는 개미들

사흘간 레버리지 3019억 순매수…"증시 단기 급락 후 상승 기대감"

입력 : 2021-02-01 오후 10: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중 인버스 상품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이어진 하락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피가 3000선이 무너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증시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레버리지 투자를 늘린 것이다. 주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갱신하면서 인버스에 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개인들이 이번에는 수익을 거둘지 관심이 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급격히 하락한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개인은 ‘KODEX 레버리지’ 상품을 3019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ETF 상품 중 개인 순매수 1위로 코스피 전체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우(005935) LG화학(051910), 현대차(005380)에 이어 6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개인은 ‘KODEX 200’도 508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는 연초 ‘곱버스’를 매수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향후 코스피 상승을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버스란 기초자산의 움직임과 반대로 추종토록 설계된 금융투자 상품인데, '곱버스'는 곱하기 인버스 개념으로 일명 레버리지 인버스라고도 한다. 기초지수가 상승 시 투자 상품은 2배로 손실, 반대로 기초지수가 하락 시 2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앞서 개인들은 ETF 상품 중 인버스를 집중적으로 매수해 왔다. 종가기준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25일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인버스’는 각각 4844억원, 2090억원에 달했다. 
 
개인들은 코스피가 약세인 날 곱버스를 팔고 레버리지를 사들였다. 코스피가 3%넘게 빠진 지난달 29일 개인은 코덱스 인버스2X와 인버스를 각각 850억원, 383억원을 순매도 했으며, 코덱스 레버리지와 코덱스 200을 각각 982억원, 193억원 순매수 했다. 인버스에서 빠진 자금 대부분을 증시 상승에 배팅한 셈이다.
 
종목투자에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ETF에 집중되고 있지만 레버리지와 곱버스 등은 위험성이 큰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하락한 증시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본전보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실제 지난달 8일 3152포인트 기록 후 하락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21일 3160포인트로 올라섰으나 같은 기간 코덱스 레버리지 가격은 오히려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전 손실을 줄이기 위한 헤지용으로 곱버스나 레버리지 ETF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높은 변동성으로 손실액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최근 유튜브에서 “곱버스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열기가 상당히 투기적이다”고 우려하며 “과거 여러 번의 경험에 비춰볼 때 타이밍을 사는 투자는 실패한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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