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야당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 건설을 지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실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미국·유엔의 고강도 대북 제재 속에서 정부가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통일부는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는 원전이라는 단어나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매체가 문재인 대통령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한반도 신경제 구상 책자에 원전 관련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여파다.
이를 놓고 야당이 국정조사를 주장하며 의혹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사실상 '선거 북풍'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정부의 북한 원전 추진이 말이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참여가 동반돼야 한다. 이는 남북이 독자적으로 극비리에 추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 대북제재 상황에서 극비리에 추진할 경우 유엔은 물론 미국과도 충돌하며 우리 정부 차원의 기술과 장비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남북정상회담 전후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북제재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던 만큼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만약 극비리에 원전을 추진했다하더라도 원전을 짓게되면 인공위성으로 북한의 상황이 파악되기 때문이다.
또 '북한에 (경수로형) 핵발전소 지어주기'라는 것은 이미 공식화돼 있는 국제사회의 약속이라는 점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서'에 따라 북한 함경남도 신포에 핵발전소 건설 공사가 진행된 바 있다.
이는 합의서에 '미합중국은 2003년까지 총 200만킬로와트 발전능력의 경수로 발전소들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제공하기 위한 조처들을 책임지고 취한다'고 명시된 것에 따른 것이다. 이는 김영삼 정부 당시 100만킬로와트급 핵발전소 2기를 짓는 공사가 시작됐으며 건설 비용의 70%는 한국이 대기로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북원전 의혹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