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경기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카드사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갖가지 이벤트를 동원하면서 자사 카드로 지원금 신청을 유도 중이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같이 오프라인 은행 점포를 가진 카드사 위주로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카드사들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벤트를 잇달아 시행하고 있다. 사진/재난지원금 신청 홈페이지 캡처
2일 경기도 및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2차 재난지원금 신청이 전날부터 시작됐다. 도는 1399만명의 경기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급해 소비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드사들은 재난지원금 지급이 개시되자 앞다퉈 이벤트를 꺼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매년 지급결제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대목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자사 카드로 매출 5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서 3회 이상 사용한 고객을 추첨해 포인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100명에게는 5만포인트를, 4500명에는 1만포인트를 지급한다.
국민카드는 경품 이벤트를 실시한다. 국민카드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TV, 노트북, 커피머신 및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오는 7일까지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고객 중 마케팅 수신에 동의한 회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쿠폰을 지급한다. 신세계이마트 모바일상품권, GS25 모바일쿠폰, 스타벅스 쿠폰 등을 경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농협카드는 내달 14일까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는 고객 중 5000명을 추첨해 SPC 해피콘 모바일 상품권 1만원을 선사한다.
업계에선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결제수익 증가가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체크카드 사용 비중이 높고 오프라인 은행 영업망을 갖춘 은행계 카드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은행계 카드사가 많은 수익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이용으로 1~8월 카드사가 거둔 수수료 수익은 약 2000억원이다. 이 중 농협은행 463억원, 신한카드 407억원, 삼성카드 198억원, 우리카드 145억원 등의 순이었다.
일각에선 카드 수수료 수익이 부각되면서 코로나19 특수를 입었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여당을 중심으로 카드사가 재난지원금을 통해 수혜를 본 만큼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뿐만 아닌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 설비를 마련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또 지원금 대부분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가맹점에서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을 보기 어려운 구조라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선 시스템 개발, 서버 증설, 콜센터 운영 등에서 비용이 소요된다"며 "비용을 고려하면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