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쿠팡이 최근
LG전자(066570)를 상대로 한 '코멧(Comet)' 상표권 싸움에서 이겼다. 최근 한껏 힘을 주고 있는 자체 브랜드(PB) 사업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특허심판원은 쿠팡이 LG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 등록 불사용취소 심판을 받아들였다. LG전자가 불복하지 않으면 이번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나 불복하면 특허법원에서 다시 심리를 진행한다.
특허심판원은 "LG전자가 이번 등록상표를 정당하게 사용한 사실이나, 이를 사용하지 않은 데 대한 정당한 이유를 증명하지 않았으므로 등록상표 코멧은 구 상표법 규정에 의해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쿠팡은 PB 브랜드 코멧을 앞세워 생활용품·문구·리빙·스포츠 관련 상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 진행에 있어 중요한 절차인 상표권 등록을 이어가려 했지만, 의외의 난관에 부딪혔다. 코멧은 이미 LG전자가 지난 2015년 9월 등록을 마친 상표였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코멧 상표 등록 당시 휴대폰·TV 리시버·오디오수신기·네트워크감시카메라 등을 지정상품으로 정했다. 다만 이후 자사 제품과 브랜드에 코멧을 사용하지 않아 '장롱상표'가 됐다.
쿠팡 생활용품 자체 브랜드(PB) '코멧' 아기물티슈. 사진/쿠팡 홈페이지
현행 상표법상 상표권자가 국내에서 계속해 3년 이상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또는 국내에서 정당하게 사용했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해당 상표를 취소할 수 있다. 특히 누구나 상표불사용취소심판 청구를 통해 등록상표 취소를 요구할 수 있다.
쿠팡은 이 점을 들어 지난해 6월 LG전자가 3년 이상 국내에 코멧 상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불사용취소 심판을 청구했다. 코멧 사용 사실을 입증하라는 심판부 요구에 LG전자가 답하지 않으면서 쿠팡의 청구는 받아들여졌다.
이번 심결이 추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면 쿠팡은 코멧을 상표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코멧은 현재 쿠팡이 주력으로 키우는 PB 가운데 하나다. 쿠팡 홈페이지에 코멧 검색 시 2일 오전 기준 3만1400여개의 상품이 나올 정도로 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쿠팡은 코멧 외에도 식품 '곰곰', 가전 '홈플래닛' 등 각종 PB를 잇따라 선보이며 지난해 연말 기준 총 12개의 PB 상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PB 상품을 전담하는 자회사 CPLB까지 출범하는 등 2017년 '탐사'로 PB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최근까지 계속 힘을 주고 있다. 이번 코멧 상표 등록 역시 PB 사업 강화를 위한 목적의 하나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상표권을 놓칠 위기에 놓였으나 이미 3년 넘게 국내에서 코멧 상표를 사용하지 않은 만큼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