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이르면 이달 중순 국내에 들여올 코로나19 백신이 공항 통관, 수송과 보관 그리고 유통까지 총 4단계의 과정으로 9시간(인천공항-서울)에 걸쳐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물론 지방의 경우 여러 변수로 인해 시간은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정부는 수송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교통정체나 초저온 보관을 위한 냉장장치 고장과 같은 돌발적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했다. 나아가 사물인터넷(IoT)기반의 통합관제시스템을 적용해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까지 구축해 백신의 안전한 수송과 유통에 총력을 다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을 참관하고 관계자들에게 “국민이 신뢰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청와대
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점검에 나선 저온 유통 체계의 핵심인 '콜드체인(cold chain)' 유지와 백신 탈취·차량 사고 등 각종 위기 대응 체계가 모의 훈련 등을 통해 구축됐다.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백신은 화이자 백신(11만7000도즈, 약 6만명분)으로 영하 70도의 초저온 보관·유통이 필수다.
백신의 국내 반입 과정은 크게 △공항 내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 총 4단계로 구성된다. 정부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통합관제시스템으로 수송 과정 중 실시간 온도 관리 및 백신의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싣고 온 화물기가 공항에 도착하면 전담 조업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백신 하기가 시작된다. 위험물감독관은 현장에서 콜드체인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지 확인하고, 백신을 실은 수송차량은 국방부와 경찰청의 호송을 받으며 경기도 평택 초저온 물류센터로 이동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송 모의훈련을 참관하고 관계자들에게 “국민이 신뢰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수송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사진/청와대
백신 수송차량과 예비냉장차 앞에는 경찰 사이드카 2대와 순찰차 2대가 호위하고, 뒤로는 군사경찰 및 경찰특공대 차량 1대와 순찰차 1대, 경찰 사이드카 2대, 경찰 기동대 버스 1대가 뒤따른다. 사이드카와 순찰차는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업무를, 전술무기로 무장한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는 테러와 시위대 습격 등 각종 돌발상황에 수송차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수송차량이 평택 초저온 물류센터에 도착하면 하차 작업이 시작된다. 입고관리 담당자는 백신의 외관 등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 후 콜드체인을 갖춘 창고로 입고를 진행시킨다. 입고된 백신은 질병청에서 접종기관별 배정 수량을 일주일 전에 통보하면 접종기관별 출고지시서를 준비해 출고하게 된다. 국방부와 경찰청은 물류센터에서도 방호와 경비를 맡는다.
마지막 과정은 백신을 물류센터에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로 수송하는 단계다. 백신 수송차량은 군과 경찰의 호위 하에 이동하며, 접종기관에 도착한 백신은 인수자에게 인도된다. 이때 QR코드를 체크해 백신 포장용기 내 온도 기록과 현재 온도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접종기관에도 초저온냉동고가 준비돼 있으며, 지속적으로 온도를 기록하고 원격으로 알람을 해 줄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월에 들어올 화이자 백신 11만7000도즈에 맞춰 유통과 초저온냉동고 보급에 대한 부분들을 준비를 해왔다. 현재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15개 상황에 대한 대비 시나리오는 가지고 있고, 각 단계별로 어떤 돌발상황이 생길지에 대한 것들을 좀 더 꼼꼼하게 점검해서 대비할 수 있는 것들 마련하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