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대구 달성군 소재 아파트 신축공사를 하면서 철근콘크리트 시공변경에 따른 대금 증감 등의 계약서를 주지 않고 수급사업자에게 일을 시킨 우신종합건설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특히 이 업체는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의 변경은 없다’는 부당 특약을 설정하는 등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도 막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신종합건설의 서면 미발급, 부당한 특약 설정, 어음할인료 미지급,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 위반 등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600만원을 부과한다고 4일 밝혔다.
위반 내용을 보면, 우신종합건설은 지난 2016년 10월 대구 달성군 논공읍 금포리 금포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 내 달성우신미가뷰의 철근콘크리트공사를 위탁 후 추가 물량·대금에 대한 증감을 하지 않는 등 서면 발급을 하지 않았다.
부당 특약과 관련해서는 계약서에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의 변경은 없다’고 특약을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하도급법을 보면, 원재료 등의 가격이 변동돼 하도급대금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수급사업자에게 원사업자를 상대로 하도급대금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신종합건설의 서면 미발급, 부당한 특약 설정, 어음할인료 미지급,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 위반 등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600만원을 부과한다고 4일 밝혔다. 조감도는 대구 달성군 논공읍 금포리 금포지구 ‘달성우신미가뷰’. 사진/우신종합건설
뿐만 아니다. ‘재해 발생 시 배상책임을 전적으로 수급사업자가 부담한다’는 특약도 설정하는 등 안전사고의 책임소재와 관계없이 수급사업자가 떠안도록 했다.
아울러 우신종합건설은 하도급대금을 법적 기한보다 늦게 어음(만기일이 목적물 수령일부터 60일 초과)으로 지급하면서 초과기간에 대한 어음할인료 중 1827만1000원을 떼먹었다.
이 밖에 우신종합건설은 계약 후 30일 이내에 의무화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하지 않았다. 현행 지급보증 면제 사유는 2개 이상의 신용평가 기관으로부터 회사채 신용평가 A0 이상의 등급(우신종합건설의 신용평가는 B등급)을 받은 경우와 발주자의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을 합의한 경우다.
이태원 부산지방공정거래사무소 경쟁과장은 “원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 조정신청 권리를 제한하거나 산업재해에 따른 책임을 전가하는 부당한 특약을 제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경기불황에 따라 원사업자들이 계약서 외에 별도의 특약을 둬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 법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