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물류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자율준수기준을 마련했다. 합리적 절차에 따라 거래 상대방을 선정하는 등 계열사 대신 제3자 기업과 물류 거래를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4일 국토교통부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물류 거래 구조 개선과 상생 협력을 위한 사업자 간담회'를 열고 '대규모 기업 집단 소속 회사의 물류 일감 개방 자율 준수 기준’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소속 물류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여타 독립·전문 물류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봤다. 이에 대기업이 스스로 일감몰아주기를 자제하고 일감을 개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자율준수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자율 준수 기준으로는 5가지 기본 원칙이 제시됐다. △제3자 물류 확대 △절차적 정당성 보장 △거래 효율성 및 전문성 제고 △공정 거래를 통한 상생 △거래 과정의 객관성·투명성 확보 등이다.
기본원칙에 따르면 물류거래시 객관적·합리적 절차에 따라 거래 상대방을 선정하고, 독립·전문 물류 기업과의 직접 거래 확대해야 한다. 기존 관행보다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도 구비해야 한다. 또 거래를 할때 계열사와 비계열사 간에 거래 조건에 차등을 두지 말아야 한다. 자율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도 구축해 운용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물류 거래 구조 개선과 상생 협력을 위한 사업자 간담회'를 열고 '대규모 기업 집단 소속 회사의 물류 일감 개방 자율 준수 기준’을 공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자율 준수 기준은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에 적용된다. 특히 계열 화주·물류 기업이 주된 대상이다.
화주 기업은 일감을 발주하거나 물류 계열사와의 계약을 갱신할 경우 검토 사항을 적시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검토를 거치도록 독려했다. 독립·전문 물류 기업과의 직접 거래나 입찰을 통해 일감 개방 추진도 장려했다.
물류 기업은 물류 활동 수행 역량과 전문성을 늘리고, 협력 회사와 공정하고 적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청했다.
이상협 공정위 부당지원감시과장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있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화주·물류 기업이 참석하는 협약식을 열어 자율 준수 기준과 표준 계약서 활용을 독려하고, 부처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만들어 물류 시장 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물류서비스 표준계약서’를 공개했다. 물류시장에서 거래상 지위, 교섭력 등 차이로 발생하는 화주기업-물류기업 간 불합리한 계약관행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표준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계약 관련 협의 및 의사 결정 사항 서면화 △도급·수급인의 조치·의무사항 및 귀책 사유 구체화 △대금지급·손해배상 등 거래기준과 절차 명확화 등이다.
국토부는 표준계약서 도입을 유도하기 위해 ‘우수 물류기업인증’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할 예정이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