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최근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20일 이상 지속되면서 자가격리 2주를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자가격리가 2주 이상 연장된다면 서울 자치구 등 방역 일선 현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수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영국에서 시작된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 전 세계 80개 국가에서 유행 중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범위가 점점 퍼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5일 기준 확인된 변이 감염자는 39명으로, 이중 4명은 지역사회 내 'N차 전파' 사례에 해당돼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영국발 변이바이러스는 확진 후 20일이 넘어도 양성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바이러스의 경우 확진 이후 10여일이 지나면 음성으로 바뀌는데 변이바이러스는 지속력이 훨씬 강하다.
지난해 4월1일 이후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14일간 격리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14일각 격리가 끝나기 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는 20여일동안 유지되는 만큼 자가격리가 끝난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더라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가격리 기간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주 별도 격리가 어렵다면 증상이 생기고 확진 여부가 나오는 최소 1주일 동안이라도 해외입국자를 별도 격리시켜 가족 간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변이바이러스로 인해 자가격리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서울 자치구 등 일선 방역 현장에서 숙박 지원금과 인력 부족 등의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들은 해외입국 자가격리자의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안심숙소'를 지원하고 있다. 안심숙소는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 기간 중 가족 간의 감염을 막기 위해 해외입국자는 집에서 격리조치하고, 그 가족만 자치구와 계약을 맺은 호텔에 머물 수 있도록 조치한 제도다.
서울 관악구는 지역 내 6개 숙박업소와 협약을 체결하고 안심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CS프리미어호텔서울 △서울대호암교수회관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호텔 등이있다. 구는 자가격리자 가족에 대해 1박당 3만원씩, 최대 13일간 39만원을 지원한다.
노원구는 안심숙소 지원을 국내 자가격리자 가족까지 확대하고 있다. 하루 숙박료는 호텔기준(9만9000원)으로 호텔이 50%를 부담하고 노원구가 30%, 나머지 20%는 자가부담이다.
자치구에서 숙박지원금을 적게는 3만원부터 많게는 7만원까지 지원한다. 자가격리 기간이 2주에서 그 이상으로 연장될 경우 자치구에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지역경제도 살리고 해외입국자와 국내 가족을 분리하기 위해 별도의 숙소 대여를 지원해주고 있다"며 "다만 호텔에서도 어느정도 할인을 해주지만 대부분 값이 비싼 호텔이라 자가격리가 연장되면 부담이 더 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코로나19 자가격리시설 창문에 빨래가 널려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