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변을 산책하던 시민이 마스크를 낀 채 기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로 호흡기 질환이 더욱 조심스러운 시기다. 특히 천식 환자들은 춥고 건조한 날씨 속 멈추지 않는 기침으로 더욱 괴로워지는 시기다. 가뜩이나 괴로운데 주변 눈치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천식은 발작적인 기침, 호흡곤란, 천명, 가슴 답답함 등을 주로 호소하는 만성 기도 질환이다. 예전에는 소아에서 주로 나타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천식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춘기 이후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19세 이상 성인에서의 천식 유병률은 3% 정도로 계속 증가 중이다.
천식은 보통 소아기에 시작되어 성인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절반이 사춘기 이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천식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 중 19세 이상 성인의 비율이 2015년 61%에서 2019년 66%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유전인자와 더불어 최근 늘어난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비만, 스트레스의 증가가 성인 천식의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소아 천식은 유전적 영향을 주로 받지만, 성인 천식은 흡연, 직업 환경, 동반 질환 등 여러 위험인자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또 소아 천식은 성인이 되면서 대부분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지만, 성인 천식의 경우 증상이 길게 지속된다. 폐 기능 감소는 빠르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소아 천식에 비해 낮은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증상을 조절하고 폐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진찰을 통한 꾸준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천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숨 쉴 때 특히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이다. 네 가지 전형적인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증상의 강도가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에 악화하면 천식을 의심한다. 천식 증상은 감기나 운동, 날씨 변화, 알레르겐 및 자극적 물질에 노출될 때 더욱 심해지며, 호흡곤란과 함께 기침과 가래 등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드물게는 쌕쌕거림이나 호흡곤란 없이 가슴이 답답하거나 기침만 하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천식은 폐 기능 검사, 기관지유발시험 등을 통해 진단하게 된다. 성인 천식으로 진단받았다면 환자가 천식 조절 상태에 도달하고, 최소한의 약물로 천식 조절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한다. 치료는 경구형 치료제와 흡입제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약물은 흡입제다. 호흡을 통해 기관지로 직접 약물을 주입하여 치료하게 되는데, 먹는 약이 아니라 들이마시는 약이다.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면 연고를 바르는 것처럼 기관지 염증에 약을 직접 뿌려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직접 약을 뿌려주는 만큼 경구형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가 빠르고 좋으며, 전신 부작용도 적다.
최근에는 기존의 천식 치료에 잘 조절되지 않고 빈번한 급성악화가 발생하는 중증 난치성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치료제인 생물학적 제제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된 항 IgE 항체는 혈액 내 순환하는 알레르기성 면역 항체인 IgE와 결합해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로 폐기능이 감소돼 있고 급성 천식 악화가 자주 일어나는 아토피성 천식 환자에서 사용되는 약물이다.
중증 호산구성 천식에 사용되는 항 인터루킨-5 항체와 아토피 피부염이 동반됐거나 급성악화가 반복되는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인 항 인터루킨-4 항체가 있다.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는 현재 조건이 맞는 환자에게만 투약이 가능하며 비용적인 문제가 있지만, 치료 효과가 좋아 앞으로의 중증 천식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천식 환자들은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 간접흡연을 최대한 피하고,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권장하며 특히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은데, 다만 찬 공기를 흡입하는 조깅이나 축구, 자전거 타기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천식 환자는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감기 등 감염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되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고 독감 및 폐렴구균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찬바람 불 때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하여 찬공기를 직접 흡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 과체중 환자라면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