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사)①간편결제·규제 치여…본사업 한계 도달

신용판매·현금서비스 자산 감소…종합지급결제업 진출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 모색

입력 : 2021-02-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주요 카드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신용판매나 현금서비스(단기대출) 같은 본업은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과 최고금리 인하까지 임박하면서 전통적 카드업만으론 수익을 확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8일 <뉴스토마토>가 지난해 주요 카드사들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주요 수익원인 신용판매대금, 현금서비스 영업자산이 감소한 걸로 나타났다. 전년 15조1844억원이던 신한카드 신판대금 자산은 1년사이 3.8% 줄어 14조6023억원에 그쳤고, 국민카드(12조298억원)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금서비스는 국민 1조540억원(-12.7%), 신한 1조5710억원(-15.7%), 삼성카드(029780) 1조690억원(-5.2%)으로 일제히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 한 건물 상점에서 카드 결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용판매 부문은 간편결제시장 급성장에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16년 11조7810억원이던 국내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해 2019년 12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기업들이 주도권을 쥐면서 카드사들과의 출혈경쟁도 치열해졌다. 
 
3년마다 진행되는 가맹점수수료율 원가 재산정도 임박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논의에 착수하는데, 코로나와 경기침체 여파로 수수료율 인하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기조는 현금서비스 수익에 타격을 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현금서비스 평균금리(운영가격)는 18~19%다. 카드론(장기대출)은 대출금리가 20%를 넘는 경우가 드물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는 이용자 절반 가량이 20%가 넘는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단기대출 수익은 더욱 악화할 걸로 보인다. 현재 연 24%인 법정 최고금리가 8월부터 20%로 인하되면 연체율 관리를 위한 카드사들의 대출취급 제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는 표준약관 개정으로 카드 신규발급 시 현금서비스는 별도로 신청을 한 경우에만 허용돼 현금서비스 이용 문턱은 이중으로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4%포인트 인하되면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도 2%포인트 정도 하락할걸로 보여 올해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전통적 수익원만으로는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장단기 수익원을 찾기 위해 자동차금융, 스탁론 등에 나서는 한편 종합지급결제업 같은 새로운 라이선스를 취득해 한계 경영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종합지급결제업자는 은행과 제휴하지 않아도 지급계좌를 발급해 급여이체나 카드대급 납입 같은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은 "지급결제 사업자로서 많은 결제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해온 장점으로 다양한 금융정보와 결합을 통한 초개인화 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카드사들도 기존의 데이터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은 카드사의 잠재적 위협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자의 역량을 고려할 때 서로 도우며 경쟁하는 협쟁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