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유로존 경제는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트리셰 총재는 "유럽경제에 대해 외부에서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수치들은 이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날 트리셰 총재의 발언에 힘입어 유로화는 두 달만에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2685달러에 마감했고, 장중 1.27달러를 능가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리셰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유로화 안정을 위해 실시한 긴급자금지원 조치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트리셰 총재는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서 ECB의 채권 매입이 감소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는 지난 5월 165억 유로에서 지난주 40억 유로로 감소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실시했던 12개월물 대출 4420억유로의 만기일을 앞두고 유럽 각국 은행들이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유럽중앙은행의 유동성 프로그램을 덜 이용하면서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었고, 이에 시중금리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과 같이 재정 불안이 상존하는 나라들의 국채를 다량 보유한 은행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유럽의 재정위기 해소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트리셰가 금융과 은행부문의 상태가 크게 나쁘지 않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시장에 신뢰성을 확산시키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텐은 "그의 발언이 유로존의 잠재적인 더블딥 가능성을 낮췄다"고 평가하며 그러나 "더블딥은 없을지라도, 침체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밤 유럽중앙은행은 현재 1%인 기준금리를 14개월째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트리셰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ECB의 금리가 적정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당분간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