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이 8일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돌입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1인 시위 첫 주자로 나선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대법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끊임없이 1인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권력에 충성하는 대법원장. 거짓의 '명수' 김명수는 사퇴하라'라고 쓴 패널을 들고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김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부 수장으로 독립을 주장하고 외풍을 막아야 하는데 앞장서서 사법부 독립을 흔들려하고 파괴하고 있다"며 "하루라도 더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사퇴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후 정책의원총회에서는 당의 '탄핵거래 진상조사단' 발족을 알리며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김 대법원장을 향해 "양심이 어떤 것보다 강력한 증인이란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사퇴할 경우 국민의힘에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는 6년으로, 2023년까지 2년 7개월이 남았다. 임기를 채운다면 차기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하게 되지만 지금 중도사퇴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이 2027년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다. 차기 대선에서 정권 탈환을 목표로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대법원장의 임명권을 누가 행사하느냐를 두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은 김 대법원장의 임기 문제에 대한 지적에 대해 "현 상황에서 대법원장 그만두면 다음 대법원장 임명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누구든지 훌륭한 사람이 되면 되는 거지, 사법부 독립을 앞장서 해치고 중립적이지 않은 대법원장을 그냥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를 고려하지 않고 사퇴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우선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여론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대법원장의 사퇴 문제를 여당과 연계시켜 대여 공세에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