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소속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넥신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1년여 만에 국산 치료제가 탄생하면서, 백신 자급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도입을 앞둔 해외 품목과 달리 내년 상반기에나 출시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 속 바이러스 변이 대응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9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현재 총 7종의 국산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과 SK바이오사이언스(2종), 유바이오로직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지아이셀 등이 국산 1호 코로나 백신 타이틀 획득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넥신(095700)은 당초 국산 백신 가운데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였다. 지난해 6월 후보물질 'GX-19'의 사람 대상 투여를 시작, 올해 9월 허가 신청을 목표로 진행됐던 만큼 연내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후보물질을 'GX-19N'으로 변경해 임상을 재신청 했다. 국내사 가운데 여전히 선두 그룹으로 꼽히지만, 자연스럽게 출시 기대 시기 역시 내년 상반기로 미뤄진 상태다.
지난해 11월 'NBP2001'에 이어 12월 'GBP510'의 임상 승인을 획득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사 가운데 유일하게 2종의 백신 후보물질 임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두 물질 모두 환자 투여를 시작한 상태다. 시기상 연내 3상 진입이 가능해 내년 상반기 출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해외 허가를 획득한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벡스 등의 코로나 백신을 위탁생산하기로 한 만큼, 생산과 공급 준비도 마친 상태다.
지난해 12월4일 각각 개발 중인 후보물질로 나란히 임상 승인을 받은
셀리드(299660)와
진원생명과학(011000)도 'AdCLD-CoV19'와 'GLS-5310'의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리드는 3분기 임상 3상 착수와 긴급사용신청승인을, 진원생명과학은 연말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임상 1/2상 계획을 승인받은
유바이오로직스(206650)는 오는 5월 말까치 총 300명(1상 50명, 2상 250명)을 대상으로 한 환자 투여를 앞두고 있다. 하반기 3상에 돌입,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이르면 연말 판매허가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자체 보유한 단백질 백신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GIC-1114/1114m)을 보유한 지아이셀은 지난달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하반기 임상 1/2상 승인을 목표로 상대적으로 더딘 상태지만, 기존 백신 대비 안전성과 보관 용이성을 높인 방식으로 제작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1년 이상 지속 중인 코로나19 장기화 및 토착화 우려에 따라 백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미 개발 완료된 해외 품목이 존재하지만,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에 각 국가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감과 같이 매년 접종 필요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자급화 필요성이 높은 상태다. 때문에 각 사별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후발 주자로서 변이 대응이라는 과제 역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승인을 획득한 백신들과 1년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변이 대응력에 따라 국산 백신 개발 주자들의 완주 여부가 갈릴 것"이라며 "다만 초기 임상 변경으로 발빠르게 대응한 제넥신을 비롯한 개발사들이 이를 모르고 있지 않는 만큼, 이를 감안해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