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해 유통가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는 백신 보급확대와 소비 심리 회복으로 주요 백화점 3사의 실적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백화점·면세점을 이끄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지난해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회장의 지분증여로 남매경영을 본격화한 뒤 엇갈린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재택근무와 함께 내식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마트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1조39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371억원으로 57.4% 늘었다. .
이마트의 실적이 크게 성장한 반면 신세계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7660억원으로 25.5%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약 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81.1% 줄었다. 부문별 실적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늘고, 여행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면세점·화장품·패션 등의 업황 둔화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홈쇼핑 사업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6조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461억원으로 19.1% 줄었다. 백화점 사업부는 2조6550억원, 영업이익이 3280억원으로 각각 15.2%, 36.9% 감소했다. 반면, 롯데마트 매출은 점포 구조조정과 판매관리비 절감 등 효과로 매출은 6조390억원으로 4.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90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248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5% 감소했다.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1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에 가까운 수준에 그쳤다. 면세점 부문은 영업손실 규모가 2019년도 742억원에서 지난해 655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증권가에선 코로나 이후 소비 회복 등으로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이후에도 국내 백화점의 프리미엄 중심 매출 성장이 예상되면서 경쟁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백화점 내 명품비중이 30% 수준으로 독보적이며, 우량점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턴어라운드 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백화점에 대한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성장세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효율화 작업이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고정비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올해 전년 대비 약 900억원 개선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예상보다 적자폭 감소가 더디고, 기저효과를 제외한 면세점 업황 개선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은 부정적이나, 여의도 파크원 등 신규출점으로 백화점업 내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동종업종 내 가장 높은 아울렛 매출 비중을 가지고 있어 가장 큰 변수는 복합쇼핑몰 영업 시간 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전경.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