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300만원 수준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매출 4억원에 종업원 5명 미만으로 규정된 소상공인 지원 대상을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3차 재난지원금 9조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5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제도의 망에 들어와 있지 않은 사각지대를 얼마나 최소화할지 정부에 숙제를 드렸다"고 밝혔다. 선별·보편 동시 지급에서 한 발 물러난 만큼 선별 지원에 있어 더욱 촘촘하고 두터운 지원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4차 지원금은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서 이전보다 더 넓고 두텁게 지원한다는 원칙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사각지대의 경우 노점상, 플랫폼 노동자, 신규 상인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우선 당은 4차 재난지원금의 신속한 지급이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당정 협의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당정 협의에서 세부적 안에 대해 조율하고 2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 3월 중 국회 처리를 통해 3월 후반에는 긴급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세부 대상으로는 매출 4억원(일반업종), 종업원 5명 미만(서비스업) 등으로 규정된 지원 기준을 완화해 폭넓게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3차 재난지원금 때보다 혜택을 받는 인원이 280만명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급될 금액 측면에서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구상이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지금은 벼랑 끝에 몰린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문제는 신속하고도 강력한 지원"이라며 "시기도 앞당겨야 하고 규모도 2·3차 때처럼 위로금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영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는 매출액 기준이 있어서 사각지대가 일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 예측을 못하고 창업했다가 바로 폐업한 분들은 매출이 안 잡혀서 지원을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매출 기준 상향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집합금지, 영업금지를 했는데 그동안의 재난지원금인 100만~300만원 수준으로는 안되니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보자는 이야기, 지원 폭과 규모 및 대상 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달했으니 그것을 근거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4차 재난지원금이 300만원 이상 금액으로 지급될 경우 전국민에게 지급됐던 1차 재난지원금 14조 3000억원을 넘어선 15조원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부측에서 3차 재난지원금 수준의 지급방안을 거론하고 있어 당정간 갈등이 재차 노출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