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스톡브리지에 있는 모나크 빌라 요양원에서 한 노인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확산 사태가 1년을 넘기며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미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며 또 다른 과제가 부상 중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개발 속도는 느리지만, 변이 대응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인 국산 백신들에게 기회로 작용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남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기존 영국과 브라질, 남아공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와는 다른 종으로 현지 26개주와 해외 국가 일부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실적 연구를 통한 화이자 백신의 변이주의 대응력을 비롯해 다수 전문가들이 현재 승인받은 백신들 역시 변이종에 대한 예방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중증 진행 차단 효과는 여전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예방 측면에서 큰 과제를 안게됐다. 특히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17개의 변이종이 86개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 대비 최대 70% 높다는 영국 정부 연구결과가 도출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미 허가받은 외산 백신에 비해 더딘 개발 속도를 보이는 국산 백신들에게 '전화위복'으로 작용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기존 백신 대비 1년 이상 늦은 내년 상반기에나 출시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품목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시간도 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신패권 선점에 실패한 국내 개발사들이 변이 대응으로 전략을 선회한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당초 국내사 가운데 가장 빠른 개발이 예상됐지만 변종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임상물질을 변경해 임상 재신청을 단행한 제넥신을 비롯해 국내사 대부분이 차세대 바이러스까지 염두한 채 개발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 발 늦었지만 효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변종 바이러스 대응 여부는 필수적인 경쟁력으로 꼽힐 수 밖에 없다. 현재 제넥신 외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 유바이오로직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지아이셀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연구팀이 변이 바이러스 발생 이후 1년 내 변이에 대응할수 있는 바이러스 개발 계획을 밝힌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개발사들의 백신 역시 남은 기간 대응할 여건은 충분하다"며 "변이 대응 등 효능 강화에 성공한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시장 선점은 놓쳤지만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과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게 개발사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