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2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CMO·CDMO 사업 본격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올해 IPO 최대어로 떠오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사업 CMO·CDMO 본격화와 바이오의약품 진출 계획을 밝혔다. 주력인 백신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사업을 영위하며 구축한 기술력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최근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 각광받는 면역항암제나 세포·유전자치료제 등에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바이러스 전달체 기술"이라며 "코로나 백신 개발 과정에서 관련 기술력을 끌어올린 만큼 다른 바이오 영역 진출도 가능해져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 일부는 해당 영역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이 주요 화두로 떠오른 국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 도입을 앞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벡스 백신의 위탁생산권부터 국내 유통사업자 지위,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파이프라인(2종)을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언급한 바이오의약품 사업 영역 확대 역시 코로나 백신 개발 과정에서 무르익었다. 생백신과 불활화백신, 합성항원백신, 바이러스전달체 백신 등에 mRNA 플랫폼까지 전 영역에 걸친 백신 플랫폼을 갖추게 된 만큼, 영역 확대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체 개발 백신의 경우, 이미 허가받은 글로벌사 대비 개발 속도는 느리지만 장기검증 완료, 안정적 수율, 보관 용이성, 경제성 등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할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이날 위탁생산개발 분야의 무게감도 강조했다. 코로나 백신의 지속 접종 필요성에 이미 진행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의 CMO·CDMO를 비롯해 파트너십 기회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배경이 됐다. 회사는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이번 IPO로 확보 예상 금액 1조원 가운데 가장 많은 4000억원을 시설투자에 활용, CMO·CDMO 사업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대표는 "코로나 사태 전엔 폐렴구균백신이 연간 7조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지만, 코로나 백신은 10~15조원 정도까지 전망되는 만큼 가장 큰 단일 품목 지위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며 "항체역가 유지 기간 탓에 지속 접종이 필요한 만큼 CMO·CDMO의 사업 지속성과 확대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기존 백신 사업에 대한 강화 의지도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백신 전문기업으로 신설됐다. 이후 국내 최초의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과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4가),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스카이바리셀라) 등을 보유했으며,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개발에도 나서며 전문기업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시급 과제인 코로나 백신 이후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안 대표는 "회사는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백신 개발과 생산능력을 보유한 거점"이라며 "인도와 중국 등이 경쟁자로 꼽히지만 아직 백신 분야 명성과 브랜드 가치, 품질 등은 한수나 두수 정도 위에 있다고 자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5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치고 다음달 4~5일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이후 9~10일 공모청약 일정에 나설 예정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