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사진/EY한영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바이오벤처 성공 신화의 대표 인물로 꼽히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임박하고 있다. 또 한번의 바이오벤처 설립을 통해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혈액검사 분야 진출을 시도하는 한편, 은퇴 전 주요과제로 꼽현던 코로나19 정복 사업은 당분간 지속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삼성전기와 대우자동차 등 국내 전통 대기업을 거친 뒤 바이오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1991년 2월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주력 사업으로 한 셀트리온은 사업 초반 시장의 불신 어린 시선을 보란 듯이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 지위를 굳힌 상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1조8500억원, 영업이익 7120억원의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통틀어 1위에 등극했고, 맏형격인 셀트리온에 비해 미미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존재감을 종합제약사로의 발돋음 계획 추진을 통해 최근 급격히 끌어올린 점 역시 서 회장의 대표 업적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초 2020년을 끝으로 셀트리온 회장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실제로 연말부터 공식적인 경영 수장역할을 내려놓은 상태다. 그룹 역시 서 회장을 표현함에 있어 '명예회장'이라는 수식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물러나면 완전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지난해부터 거듭 밝혀 온 혈액검사 사업 도전을 위한 신규 바이오벤처 설립이 그의 다음 목표다.
다만 은퇴 이후에도 셀트리온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놓지 않는다. 은퇴 선언 이후 그룹이 최대 과제로 꼽아온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완수를 위한 지휘봉은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국산 1호 코로나 치료제를 배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서 회장과 그룹은 이를 완전한 성공으로 보고 있지 않다.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인정을 얻었지만, 임상 3상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허가에다 경증 환자가 온전히 포함되지 않았다는 과제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렉키로나 효능에 대한 의혹의 시선 역시 힘을 빠지게 하는 요소다.
회사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미 착수한 임상 3상을 통해 경증 환자로 치료대상을 확대하고, 유럽 등 글로벌 허가 획득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최근 최대 변수로 떠오른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대한 추가 임상 역시 6개월 내 완료하고,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필요시 백신 개발까지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백신 개발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 속 국내 업체의 개발과 공급이 지연되는 경우에 한해서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