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소속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종근당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추가 탄생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첫 국산 치료제 배출에 성공한 셀트리온과 조건부 허가 신청을 마친 종근당 등이 중심축으로 떠오른 반면, 비교적 일찌감치 치료제 개발을 선언하며 이목을 끈 기업들의 행보는 다소 주춤한 분위기다.
지난 8일
종근당(185750)은 중증 고위험군 환자 대상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40일 안으로 결정되는 허가 여부에 따라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가 탄생하게 된다.
국산 1호 코로나 치료제는 지난달 5일 허가를 획득한
셀트리온(068270)의 '렉키로나주'다. 나파벨탄과 마찬가지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던 렉키로나는 심사 시작 38일만에 허가를 획득했다. 나파벨탄도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허가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는 지난해 3~4월 1차 대확산 1년 여만에 2종의 국산 치료제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종근당과 국산 2호 치료제 자리를 두고 다퉈온 GC
녹십자(006280)의 혈장치료제 역시 이달 내 허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여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비교적 일찌감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선언하며 부각됐던 전통제약사들은 존재감은 미미해진 상태다. 지난해 3월 자체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세포실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확인한
일양약품(007570)은 두 달 뒤인 5월 러시아 임상 3상 착수를 알리며 해외 첫 임상 3상 승인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더딘 임상 진행 끝에 지난 4일 3상에서 별다른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공시한 상태다.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빠른 지난해 4월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을 승인받은
부광약품(003000)은 현재 투약을 완료하고 결과 분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 이어 미국 임상 2상 역시 승인받으며 국제 공신력 강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지만, 기대감을 모았던 초반 행보에 비해 더딘 속도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5월 국내 2상 승인을 획득한
신풍제약(019170)은 현재 2상 투약을 진행 중으로 다음달 완료가 예상된다. 성공적 임상 3상 설계를 위해 임상예수를 늘려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국내 제약사 가운데 코로나 치료제 개발 이슈로 가장 폭발적인 기업가치 상승률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미진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중순 6510원이어던 신풍제약의 주가는 반년새 20만원을 돌파하며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대한 폭발적 기대감이 쏠린바 있다. 현재는 9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의 주목도가 높았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기존 다른 적응증을 대상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를 코로나 치료에 활용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개발 속도 탄력이 기대됐기 때문"이라며 "임상 승인과 환자모집 변수는 별개로 작용하는 만큼 현재 관심이 쏠린 다른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가치 평가를 고려할 때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