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이슈) SK텔레콤의 역습, 진짜일까? 가짜일까?

입력 : 2010-07-15 오전 10:03:39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앵커: 양성희 
출연: 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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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역습, 진짜일까? 가짜일까?
·SKT, 무제한 무선인터넷 이용과 MVOIP 허용 등 파격 시도
·새 SKT 서비스, 가입자 이익은?
·SKT 파격 정책, 언제 도입하나?
·관련업계 반응
·SKT 변화 추이, 통신업계의 경쟁판도 결정할 듯
 
- SK텔레콤의 역습이 진위를 가리겠다는 얘긴가요? 이기자 어제 SKT가 흥미로운 발표를 했죠? 간단히 정리해보죠.
 
▲ 네. 무선 1위 사업자 SK텔레콤(017670)이 무선데이터 무제한 사용, 기존 이동전화보다 훨씬 싼 인터넷전화, MVOIP를 휴대전화에서도 쓸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나섰죠. 여기에다 이동전화 수에 따라 집 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상품을 덤으로 주는 결합상품도 내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결합상품은 SK텔레콤 이동전화를 가족들이 많이 가입하면 할수록 거의 공짜라면서요?
 
▲ 네. 뭐 차이는 있지만 유선 인터넷전화, IPT V, 초고속인터넷까지 가족끼리 이동통신 가입 형태를잘 묶으면 거의 공짜로 쓸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듣기만 해도 매력적인 상품인 것 같은데요? SK텔레콤은 어제 발표한 내용을 언제부터 시행한다고 하나요?
 
▲ 이르면 다음달부터 곧바로 시행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어제 발표한 파격적인 정책,혹은 요금제는 아직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점유율 50%를 넘는 독과점 사업자이기 때문에 모든 요금제는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어제 발표한 내용들은 정부가 하나도 허락하지 않은 내용이죠. 그러니 다음달에 시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셈입니다.
 
- 이렇게 듣기만 해도 좋은 요금체계를 왜 정부가 인가를 안 해주겠어요? 이런 요금제가 시행되면 당장 SK텔레콤 가입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어제 발표한 SK텔레콤 요금제는 몇가지 이슈가 있습니다.
 
일단 이동전화에서 이용하는 MVOIP와 무제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5만5천원 이상 고액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입니다. 이정도 요금제는 SK텔레콤에서 약 200만명 수준도 안된다고 합니다.
나머지 1800만 SK텔레콤 가입자는 현재로는 상관없는 요금제입니다.
게다가 MVOIP에 대한 품질에 대해 SK텔레콤이 보장할 수 없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포기한 무제한 무선인터넷 사용인데요. 이것도 5만원5천원 요금제 이상 사용자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릴 경우 낮은 요금제인 5만5천원 요금제 사용자부터 데이터 이용량이 제한된다는 점이죠.
 
SK텔레콤 이동통신망은 비동기식 방식으로 음성과 데이터가 같이 연동됩니다 그래서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지면 음성통화 품질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죠. 과부하가 걸리면 무선인터넷 이용만 문제가되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이 자랑하는 고품질의 음성통화에도 영향을 미치니까 하루 사용량을 제한하겠다는 겁니다.
 
사실상 무제한 이용은 아니라는 거죠. 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휴대폰을 모뎀삼아 노트북 등에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테더링 등이 허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SK텔레콤 이용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용량 제한을 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SK텔레콤이 현재 기지국 시스템을 바꿔 용량을 키우겠다고 했다면서요.
 
▲ 네. 우리가 흔히 보는 옥상의 세워진 기지국의 판 하나 120도 각도를 커버하는데 그 각도를 60도로 줄이고 기지국의 셀, 판을 여섯개로 늘려 60도씩 커버한다는 계획인데요. 그렇게 되면 이론적으로 수용량이 2배가 된다는 겁니다.
 
SK텔레콤은 수천곳의 기지국 형태를 이렇게 바꾼다는 것인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인데다 돈도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장비업계에서는 이 같은 셀 확장이 디지털에서 잘 안쓰는 용량 확장 방식이라 다소 의아하게 생각하더군요. 이런 방식의 확장계획은 일본에서 한번 시행된 바 있습니다. 당시에 시간과 비용이 꽤 들었다고 합니다.
 
- 그렇다면 SK텔레콤이 이 요금제를 도입 못하거나 안할 가능성이 있나요?
 
▲ 아뇨. 그건 저도 가늠이 안됩니다. 현재로선 도입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MVOIP에 대해 언론들은 열광하지만 실제 가입자 메리트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통화품질이 보장이 안되는데다 범용 MVOIP 어플리케이션인 프링이나 스카이프는 잘 못쓰면 돈이 더 나오니까요.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SK텔레콤은 우리나라 이통사 최초로 MVOIP를 과감히 도입했다는 훈장을 달게 됐습니다.
 
무제한 무선인터넷 사용도 이동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리면 자동으로 사용량 제한이 이뤄집니다. 과부하 여부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이 전적으로 판단합니다. 매일 가입자에게 이동통신망 트래픽을 보고하지 않을 것 같고, 상황에 따라 SK텔레콤이 판단하면 되니까 트래픽을 충분히 콘트롤 할 수 있는 대비는 이미 돼 있는 셈입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동통신망이 과부화 상태라서 사용량을 제한하겠다면 가입자로서는 방법이 없죠.
 
이제 방통위가 해당 요금제를 인가해주느냐 문제인데요. 어제 방통위 통신정책국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아직 세부적인 내용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언론공개를 통해 획기적인 요금제를 선보였기 때문에 방통위가 인가를 불허하면 ‘이런 좋은 요금제를 방통위가 인가 안해줘서 못한다’라고 방통위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유리한 위치인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 결합상품 중 유선이 공짜라는 점에서 방통위가 인가를 해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결합상품을 방통위가 허용하면 SK텔레콤은 가입자에게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033630)에게는 해당 상품의 비용을 지불하게 되니까 사정이 어려운 SK브로드밴드 지원도 가능한 구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두마리 토끼를 잡는 카드죠.
 
- 그렇군요. 경쟁사나 관련업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 천차만별이었는데요. 모두들 관련 발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에 분주했습니다. 그중에 눈에 띄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경쟁사 임원 중 한 분은 제게 전화를 해서 오만오천원 요금제에 무선인터넷 무제한 요금제, 24개월 약정이면 백만원도 안되는데, 스마트폰 비용도 안나오는 구조라고 하면서 도대체 SK텔레콤은 뭘 먹고 살겠다는 거냐는 겁니다.
 
이런 요금제를 내놓는 것은 그 동안 벌어놨던 돈으로 손실을 메꾸면서 2위 3위 사업자의 곳간을 2년 3년내 털어낸뒤 다시 독과점으로 돌아가겠다는 음모라고까지 말하더군요.
 
- 그건 경쟁사가 SK텔레콤을 음해하려는 이야기로밖에 안들리는 데요?
 
▲ 물론 그렇습니다. 당연히 걸러서 들어야죠.
하지만 지금 경쟁사는 어제 SK텔레콤 발표에 대해 상당히 격앙된 상태입니다. 어쩌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심리전을 쓴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경쟁사의 거센 공격에 꿈쩍도 하지 않았던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진정한 변화와 경쟁사에 대한 진검승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풍부한 자금력을 가진 SK텔레콤도 결코 마르지 않는 샘물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발표한 정책이 방통위에서 허가가 나고 시행해야 한다면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이야 무선인터넷 이용량이 적고, 스마트폰 사용자가 적지만 추세로 본다면 조만간 대세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SK텔레콤도 경쟁사가 지적하듯 무선 지배력을 이용한 약탈적 요금제를 통한 출혈 경쟁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정공법인 설비 투자를 통한 서비스 경쟁에 나설 것인지 대한 결정의 기로에 서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봅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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