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한 폭로 이후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10건 중 1건이 공직자의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법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땅 투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여야가 뒤늦게 처벌 강화에 중점을 둔 법안 발의에 나서며 재발 방지 입법에 경쟁적으로 나선 것이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공공주택특별법 14건, 한국토지주택공사법 10건, 공직자윤리법 7건, 부패방지·국민권익위원회 설치·운영법 3건, 도시개발법 1건, 특정재산범죄수익 환수·피해구제법 1건 등 투기 방지법이 총 36건 발의됐다. 2일 이후 총 290건의 의원 입법안 중 36건의 법안이 발의된 것으로, 투기 방지법이 12%를 차지했다.
1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 이후 투기 방지법이 총 36건 발의됐다. 진선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주택특별법이 총 14건을 차지하며 가장 많은 법안이 발의됐다. 공공주택특별법은 업무 관련성이 없어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종사자와 해당 정보를 부정하게 얻어 활용한 외부인 등도 법적제재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에 정보 유출 책임에 대해 관련기관 또는 업체에 종사했거나 종사하는 자로부터 미공개 중요정보를 받은 자를 포함하도록 했다. 또한 처벌 범위를 최대 무기징역으로 확대했다.
총 10건 발의된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은 업무상 비밀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의 3~5배에 달하는 벌금을 가하는 방식으로 환수하고, 해당 부동산을 몰수하는 방향으로 발의됐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LH 임직원과 가족의 실거주 목적 외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고 사업지구 토지에 대한 사전 전수조사, 투기이익을 몰수하는 벌칙조항 강화 등 신도시 사전투기와 같은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법안을 내놨다.
재산등록 의무 대상을 확대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총 7건 발의됐다. 국민의힘의 경우 공공개발 업무에 관여하는 모든 임직원의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는 공직자윤리법을 추진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토교통부 공무원 및 부동산 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 직원의 부동산 재산등록을 의무화하고, 국토부 소속 3급 이상 공무원은 등록재산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을 발의했다.
총 3건 발의된 부패방지·국민권익위원회 설치·운영법은 부패로 얻은 수익의 3∼5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도시개발법에서는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관련한 보안관리 의무와 부동산투기 방지대책 수립 의무를 규정했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의 특정재산범죄수익 환수·피해구제법에는 공직자가 범죄행위로 취득한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부동산 투기 관련 법안은 오는 16일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공직자윤리법은 17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논의를 시작한다. 여당은 3월 국회에서 투기 방지법을 최우선 처리할 예정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