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카 박철완 상무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사측 제안 안건에 찬성한 것에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박 상무는 사측이 제시한 기업 성장 전략 내용을 비롯해 이사회의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실천 의지를 믿을 수 없다며 공개 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상무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ISS가 회사 측이 제안한 주총 안건 전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ISS가 현재 이사회가 그간 제대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ISS는 박 상무 측이 제시한 주당 1만1000원(보통주 기준)의 이익 배당안과 박 상무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이병남 등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한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상무는 "ISS가 주주총회를 겨우 2주 조금 넘게 앞두고 졸속으로 내놓은 중장기 성장 전략을 꼼꼼히 검토했는지 의문"이라며 "회사 측의 어설픈 대응책에 포함된 허점과 일부 의도적인 왜곡과 호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반쪽짜리 권고안"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ISS가 보고서에 제시한 금호리조트 인수에 대한 비판, 본업과 시너지가 부족한 아시아나 항공이나 대우건설 등 상장사의 자산매각 필요성, 자사주 소각 관련 구체적인 시기를 지적한 것 등에 대해서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 목적 달성에 합당한 분석"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금호석화가 내놓은 주총 안건과 기업 성장 전략을 놓고는 “자신이 제시한 주주제안에 대응하기 위한 말 그대로 임시방편의 대응일 뿐, 경영전략과 재무전략의 취약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심지어 변화를 위한 진정성 역시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 상무는 회사 측의 자사주 소각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는 공염불이라며 당장 구체적인 소각 계획을 마련해 모든 주주들에게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SS는 자사주와 관련해 “현 경영진이 자사주 대량 보유의 문제에 대해 인정하고 있고 이를 사용하거나 소각하는 옵션을 고려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회사측이 최근 20% 내외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의 기준은 연결재무제표가 아닌 별도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은 것을 지적했다.
박 상무는 “이는 배당금 지급액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 왜곡이며 회계지식이 부족한 일반주주들을 기만하는 꼼수"라며 "이는 금호석화 배당금지급 재원에서 금호피앤비화학 등 자회사의 실적을 배제시키겠다는 것으로 이미 경쟁사와 코스피 평균 배당 대비 낮은 배당성향으로 지적 받는 금호석화 주주배당금 지급액을 다시 한번 낮추고자 한 주주 기만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에 대해서도 회사가 주장하는 7900억원 가치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미래수익성 추정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사업타당성분석의 결과를 투명하게 주주와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금호리조트는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과다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기업으로, 회사의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기업으로서 인수 결정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상무는 “회사 측의 의도적인 데이터 왜곡과 주주를 기만하는 잘못된 정보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보면서 현 경영진에게 진정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회사 측의 자료를 믿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ISS의 권고안에 즉각 반박 서신을 보내 오해를 바로잡고자 했다고 밝혔다.
박 상무가 ISS 측에 보낸 반박 서신에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시급하게 취해야 할 조치로 △모든 자사주의 소각 △배당의 정상화 △자회사 상장 및 비영업용 자산 매각을 통한 재원 확보 △거버넌스의 환골탈태를 통한 완전히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어 “진정한 금호석화의 재탄생을 위해 주주제안의 당위성과 취지에 대해 끝까지 모든 주주들을 설득할 것이라며 주주들께 더 큰 가치를 환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현 경영진과 모든 안건들을 올려 두고 투명하게 논의할 수 있는 오로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공개 토론회를 갖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