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양측은 후보 등록 마감일 전까지 단일후보를 내는데 실패했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19일 각자 후보 등록을 한 뒤 투표용지 인쇄 시작일인 29일 전까지 단일화를 목표로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8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국회에서 만나 후보등록 전 단일화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18일 최종 결렬됐다. 사진은 오 후보(왼쪽)와 안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오전에 협상이 결렬된 이후 안 후보가 "오 후보의 제안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문을 내놓았고 오 후보가 즉각 "환영한다"고 밝히며 단일화 협상이 급반전 하는 듯했지만 양측이 유선조사 포함 여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물리적으로 여론조사를 하기에는 촉박하다는 점과 오 후보의 제안과 별개로 유선조사 포함 여부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시간을 더 갖고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오 후보의 제안에 따라 2곳의 여론조사 기관 중 한 곳에는 후보 적합도 조사를, 다른 한 곳에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한 후보 경쟁력 조사를 하자는 데 합의했지만 '유선전화 10% 조사' 포함을 두고 또다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안 후보 쪽은 무선전화 100% 여론조사를, 오 후보 쪽은 유선전화 10% 조사를 반영한 여론조사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여론조사 유선번호 반영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휴대전화가 없는 계층 등을 고려할 때 유선전화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무선전화를 통한 여론조사로 당내 경선을 진행한 국민의힘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맞섰다. 국민의당은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을 하는 경우에만 유선전화 10%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만큼, 오 후보와 안 후보는 19일 각각 기호 2번과 4번으로 후보등록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면서 두 후보는 29일 전까지 단일화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일화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는데다,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도 여전히 이견차가 크다. 당초 단일화를 통해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도 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는 협상이 결렬된 이후 서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안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 후보에게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며 "매번 후보와 당의 입장이 다르면 협상이 진척될 리가 없다.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말로만 하는 것이냐"며 "오 후보가 전권을 갖고 협상에 임하든, 아니면 당에 전적으로 위임하든 책임 있게 결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오 후보는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국민의당을 두고 "안 후보의 1인 정당이고 사당"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안 후보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왕'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목표 달성을 위한 결과적으론 이간질하는 말"이라며 "그런 말은 진정한 단일화를 원한다면 안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