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7월 열리는 도쿄 하계올림픽 때 해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이전 대회보다 상대적으로 중계 시청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고화질 TV 수요의 증가를 의미하는 만큼 전자업계로서도 이전과 비교해 기대 이상의 특수를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22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음 달 해외 관중뿐만 아니라 일본 국내 관중도 50%로 제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단체 감염 우려를 불식하고 대회 취소를 막기 위해 꺼낸 자구책이다. 이미 이번 결정으로 인한 일본의 경제적 손실이 1조6000억엔(약 16조62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울상이지만, TV 업계로서는 불행 중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일본 정부와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올림픽 개최가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올 정도로 대회 자체가 불투명했다. 이로 인해 TV 업계의 현지 마케팅 등도 제대로 진행할 엄두를 내지 못했으나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매회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자국 선수단 응원을 위해 경기장을 채웠던 해외 관중들의 경기장 출입이 원천 봉쇄하면서 경기를 지켜볼 유일한 수단인 중계 시청을 위해 더 나은 크기·화질의 TV를 찾은 발길이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2020 도쿄 올림픽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예년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대회 취소 이야기까지 나왔던 것을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결정"이라며 "현장 대신 중계로 경기를 지켜보는 인원들이 많아지는 만큼 어떤 TV가 더 현장을 실감 나게 전달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TV 업계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지구촌 최대 스포츠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일부 특수를 누려왔다. 보다 더 생동감 있는 중계를 보기 위해 고화질의 T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이전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특수의 경우 그해 TV 출하량을 급격하게 올리는 요인이라기보다는 기존과 비교해 약간의 상승 작용을 불러온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2억2300만대로 예상했다. 65인치 이상 TV 출하량의 경우 전년보다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봤다. 특히 트렌드포스는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전 세계 TV 수요를 또 한번 사상 최대로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