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첫 정수기 제품인 '비스포크 정수기'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렌털(대여) 구매 방식이 정수기 시장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삼성전자는 방문 서비스가 필요없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클린 케어'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비스포크 정수기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21'에서 비스포크 정수기를 선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양문형 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한 적이 있지만 가정용 정수기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소비자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맞춰주는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만 선택해 구입할 수 있도록 모듈형 정수 시스템을 국내 시장에 처음 도입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정수기. 사진/뉴스토마토
당초 업계는 삼성전자의 렌털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정수기 시장은 렌털 비중이 80%에 달한다. 관련 시장 규모는 40조원에 이를 정도다. 특히 정수기 제품 특성상 사후관리가 중요하므로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정수기 출시를 시작으로 렌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렌털 시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접촉을 꺼리는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비스포크 정수기가 알아서 깨끗하게 관리하는 만큼 정기적인 방문케어 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삼성전자는 정수기를 위생적으로 관리해주는 AI 기반의 스마트 클린 케어 서비스를 적용했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4시간 동안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내부 관에 고여있던 잔수를 자동으로 배출해 미생물이 증식하는 것을 방지해주는 '자동 배수' 기능을 탑재했다. 직수관 자동 살균' 기능은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3일에 한번씩 자동으로 살균해 직수관 내부에 부착된 녹농균을 99.9%까지 살균한다. 정수 사용량을 파악해 필터 교체시기가 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알림 기능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정수기는 AI 기술 기반으로 제품이 알아서 관리되고 필터 교체도 소비자가 손쉽게 할 수 있다"며 "굳이 사후관리를 위한 렌털 서비스가 필요 없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렌털 시장 진출 대신 관련 업체와 협업하는 형태로 렌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목돈 없이도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렌털을 선호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렌털 업체와 협업해 동사 제품에 대한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비스포크 정수기 렌털 수요가 있다면 관련 업체를 통해 렌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가 출시한 비스포크 정수기 가격은 모듈 구성 등에 따라 출고가 기준 73만9000~129만9000원이다. 블랙, 화이트, 로즈골드 등 3가지 색상으로 선보이며, 향후 네이비, 그린, 실버 컬러도 추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정수기. 사진/삼성전자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