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재편 주도권 쥔 국민의힘, 제3지대 세력화 '제동'

단일화 경쟁서 '제3지대 몰락' 평가…"윤석열 포함 중도 뭉칠 여력 없어"

입력 : 2021-03-23 오후 4:59:2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확고하게 보여주며 앞으로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의힘이 선거 초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승리하며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 세력화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단일화 경쟁에서 오 후보의 승리는 '야권 재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실제 야권 재편은 국민의힘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이 대여 공세의 구심점으로 거듭나며 차기 대선 승리의 든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결과와 관련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오세훈 후보가 당선되면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상당한 주도권을 가지고 보수 야권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도 "야권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 체제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이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제3지대가 아닌 국민의힘에서 시작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번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제3지대 세력화가 어렵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윤 전 총장도 제3지대 대신 제1야당행을 고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교수는 "제3지대는 이번에 완전히 몰락했다"며 "더 이상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철수 후보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을 포함해 중도에서 뭉칠 수 있는 여력은 거의 없다"며 "(윤 전 총장이) 혹시나 세력을 규합해서 국민의힘과 당대당 통합을 하려고 애를 쓸 수는 있겠지만 해본들 국민의힘에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일원 대표도 "안 후보가 이미 단일화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 (윤 전 총장은) 이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제외하고 세력화를 도모해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그럴만한 세력과 인물이 없다"며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보수진영의 정계개편에 자연스럽게 윤 전 총장이 참여하는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야권 내부에서 오 후보의 역할도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오 후보가 당선된다면 야권 재편에 중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유력 대권후보로 부상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오 후보가 차차기 대선에 나갈 위상은 확보했다"며 "보수진영은 차기 대선에 뛸 선수도 정해져 있고 차차기도 확보가 되면서 대권주자 결핍 문제를 극복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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