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한미 군 당국은 발사 상황을 실시간 포착했지만, 관련 외신 보도가 나온 뒤에야 이를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24일 오전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1일 아침 서해 지역 평안남도 온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이 발사된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주말 여러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북한이 지난 주말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미국 관리가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15일부터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고 대비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발사된 무기가 유엔(UN) 대북제재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발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판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가 북한에 관한 모든 것을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다양한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며 "우리는 그러한 모든 종류의 시험에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4월14일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KN-19 추정 미사일을 쏘아 올린 후 11개월만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무력 시위다. 이에 이번 저강도 도발은 미국이 새로운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향후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고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등에서 기자들과 만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그들이 한 일 때문에 새로 구김살이 생기진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 문제가 외교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은 웃어넘겼다.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한미 군 당국은 발사 상황을 실시간 포착했지만, 관련 외신 보도가 나온 뒤에야 이를 공개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지난 1월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