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감추게 되는 'O자 다리'…자신감 살리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

'눈에 띄는 다리 모양 변화=말기까지 진행'…일반 수술 대비 다리 정렬 교정 각도 높아

입력 : 2021-03-28 오전 6:00:00
안치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과장이 로봇인공관절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힘찬병원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평균 기대수명의 증가로 은퇴 후 보내는 노년이 길어지며 이른바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쌓아온 경제력을 바탕으로 활동적인 삶을 추구하며, 외모 관리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높은 질의 삶이 기대되는 오팔세대의 인생에 가장 큰 고민거리는 노화로 인한 신체적 변화가 꼽힌다. 남은 여생을 젊게 살고자 하지만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신체의 하중을 지지하는 무릎관절은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점차적으로 닳게 돼 50대 이후부터는 상당수가 퇴행성관절염을 앓는다. 관절염이 진행될수록 점차 다리 모양이 변형되고 휘어진 다리는 관절염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주로 안쪽 연골이 많이 닳아 O자형으로 휘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옷으로도 쉽게 가려지지 않아 거동도 힘들 뿐더러, 심한 통증에 외모적 스트레스까지 더해진 삼중고를 겪게 된다.
 
관절염으로 다리 모양이 많이 변했다면 이미 말기까지 진행이 된 단계다. 해당 경우에는 손상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고 다리축을 바르게 교정하는 인공관절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수술을 할 때는 '고관절-무릎관절-발목관절'의 중심을 잇는 다리축이 일직선으로 정확히 오도록 교정해야 무릎에 하중이 고르게 분산돼 인공관절의 마모를 늦춰 오래 쓸 수 있다.
 
다리축을 바르게 교정하기 위해서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는 수술 전 환자 무릎 상태를 3차원 CT로 촬영해 다각도로 살펴보면서 삽입할 인공관절의 크기와 위치, 각도 등을 더욱 세밀하게 계획한다. 수술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어 사전에 세운 수술 계획을 다시 점검하며 보완이 가능해 보다 정확하게 다리축을 정렬할 수 있다.
 
실제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 환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로봇 수술 환자의 다리 정렬 교정 각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힘찬병원을 비롯한 다수 의료기관들은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마코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미 다수의 의료현장에 투입돼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송문복 인천종합힘찬병원 의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연골도 기존 연골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과 사용량에 따라 마모될 수 있는데, 다리축을 정확히 교정하면 인공연골의 마모를 늦추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인공관절 재수술은 난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부담이 되는 만큼 처음 수술할 때 정확도를 높여 향후 재수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 이후 활동적인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관절 운동성을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다리축 정렬 교정만큼 무릎의 관절 간격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 간격이 균일하지 않으면 수술 후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아 회복이 오래 걸리거나, 주변 조직의 자극으로 인해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마코 로봇을 활용하면 환자 무릎에 부착된 센서로 무릎 움직임에 의해 변화되는 간격을 실시간 수치로 제공해 관절 간격을 오차 범위 이내로 균일하게 맞출 수 있다.
 
안치훈 인천종합힘찬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로봇수술이라고 로봇이 온전히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숙련된 집도의가 로봇의 도움을 받아 수술을 하게 되면 더욱 좋다"라며 "기존에는 의사가 눈으로 보며 수술하던 것을 로봇시스템을 이용해 객관적인 수치로 보며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가 더욱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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