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검찰, 경찰과 실무협의회를 진행했다.
공수처는 공수처법 관련 관계기관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협의회는 오후 2시부터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진행됐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주재한 이번 협의회는 박기동 대검찰청 형사정책담당관, 최준영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구조개혁담당관이 참석해 공수처법에 규정된 사건의 통보, 이첩 등에 대한 소관 입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수처법 24조 1항은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24조 2항은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수사처에 통보해야 한다', 3항은 '처장은 피의자, 피해자, 사건의 내용과 규모 등에 비춰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해당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와 검찰, 경찰은 효율적인 수사권 배분을 위해 기관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는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협의체 안건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지금 말하기가 그렇다"고 말하면서도 "사건 이첩 기준이 논의되는가"란 질문에 "의제 중 하나"라고 대답했다.
공수처와 검찰은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와 관련한 의혹 중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 등 검사 사건에 대한 공소 부분을 두고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공수처는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와 관련한 의혹 중 검사의 사건을 수원지검으로부터 송치받는 형식으로 수리했다가 지난 12일 수원지검에 다시 이첩하는 결정을 했다.
공수처는 이후 14일 추가 입장문을 내고 "수원지검에 대한 이첩 공문에서 수사 완료 후 사건을 송치해 공수처가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요청한 것"이라며 "지난 이첩 결정은 공수처가 현재 수사팀 구성 중으로 수사에 전념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공수처가 구성될 때까지 이 사건의 수사 부분을 이첩해 수사를 계속하도록 한 것이므로 공소 부분은 여전히 공수처의 관할 아래에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사건을 이첩한 것이 아니라 '수사권한'만 이첩한 것이란 듣도보도 못한 해괴망측한 논리를 내세웠다"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7일 김 전 차관과 관련한 명예훼손 고소 사건 등 이규원 검사에 대한 조사단 관련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 혐의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공수처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직접수사 또는 재이첩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2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