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전세보증금 인상 논란으로 경질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지난 29일 김상조 전 실장과 배우자를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국민신문고를 통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김 전 실장 등은 전세보증금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이른바 '주택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이틀 전인 지난해 7월2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8억5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14.1% 인상해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갱신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만약 주택임대차 3법이 시행된 후 피고발인들이 임차보증금을 증액했더라면 전월세상한제로 인해 임차보증금 8억5000만원의 5%밖에 증액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김 전 실장은 그 당시 국가의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임대차 3법이 시행될 것이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피고발인들은 임차인과 협의를 통해 임차보증금을 증액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임차보증금을 증액하는 방법은 합의갱신과 주택임대차보호법 7조 2항에 따른 차임증액통지밖에 없으며, 합의갱신은 증액에 제한이 없는 반면 차임증액통지에 의한 방법은 상한이 임차보증금의 5% 범위로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피고발인들은 조금이라도 더 전세보증금을 받기 위해서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합의갱신의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만료 시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나 피고발인들은 1억2000만원의 증액된 보증금을 통해 이자 상당액의 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따라서 김 전 실장은 업무상비밀이용죄가 성립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애초 청담동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주변 시세(약 12억원 수준)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었고, 김 전 실장이 살던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인상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세입자와 상호 합의해 인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논란이 이어지자 29일 김 전 실장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이호승(오른쪽)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2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김상조 전 정책실장과 나란히 서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