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기업에게 어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준 후 연 226%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갈취하거나 영세 사업자를 상대로 대부 중개를 한 후 불법 중개수수료를 편취한 미등록 대부업체와 대부중개업자 등 21명이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 수사에 적발됐다. 경기도는 갈수록 지능화되는 온라인 대출플랫폼의 불법 대부업과 불법 대부 중개행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31일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동안 불법 사금융 기획수사를 벌여 총 2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7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형사 입건한 나머지 4명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 특사경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대출규모는 119억4900만원, 피해자는 38명에 이른다.
주요 위반행위를 보면 미등록 대부업자 A씨 등 2명은 기업운영 자금이 필요한 영세 건설업체에 접근, 기업어음과 차용증을 담보로 받고 선이자를 공제한 차액만을 송금하는 방법으로 불법 이익을 챙겼다. 이들은 기업어음을 담보로 2014년도부터 4개 건설업체 대상으로 65회에 걸쳐 총 117억원 상당의 거액을 불법 대출해준 뒤 이자 명목으로 4년 동안 57억3000만원을 받아냈다. 이는 최고 연 이자율이 226%에 달하는 액수다.
31일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동안 불법 사금융 기획수사를 벌여 총 2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퀵서비스 노동자 등 저신용 서민을 대상으로 불법 고금리 대부행위를 한 사례도 있었다. B씨는 대부업등록도 하지 않은 채 불법 대부 광고지를 살포한 후 이를 보고 연락한 퀵서비스 노동자, 호프집 사장, 공장 노동자 등에게 일수·월변(매달 상환) 조건으로 총 1000만원을 대출하고 연 이자율 265%의 고금리 이자를 받았다.
특사경은 또 고양·안산·파주시 등 불법 광고지 살포가 빈번한 지역을 중심으로 '미스터리 쇼핑(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대부업체를 방문하는 방식)' 수사기법을 활용, 도내 전역에 무단으로 광고지를 뿌린 16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어 불법 광고지 4만8000매를 회수하고 불법 대출행위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모두 차단했다.
특사경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영세 사업자와 저신용 서민 등 자금이용이 필요한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불법 사금융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불법 사금융에 대한 전방위적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지방정부 최초로 추진한 '찾아가는 불법사금융 피해상담소'도 운영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