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구미 여아' 친모 석모씨가 데려갔다는 아이의 행방이 묘연하지만, 유죄 입증에는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지난 5일 친딸의 자녀를 자신이 낳은 아기와 뒤바꾸고(미성년자약취유인), 숨진 아이 사체 매장을 시도한 혐의(사체은닉미수)로 석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 요지에는 석씨가 바꾼 아이를 '불상의 장소'로 데려갔다고 적혀있다. 국과수와 대검 DNA 검사 결과 석씨와 숨진 아이가 모녀일 확률이 99.9999998%에 이르고, 아이 혈액형 역시 김씨에게서 나올 수 없다는 근거도 내세웠다.
다만 석씨가 숨진 아이와 바꿔치기했다는 아이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산부인과에서 어떻게 아이가 뒤바뀌었는지 알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도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은 석씨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 "추단할 수 있는 다수의 정황증거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아이 바꿔치기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친딸의 아이를 약취한 정황도 다수 확인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현재까지 나온 정황증거만으로도 유죄 가능성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말하는 다수의 정황증거가 피고인 유죄를 가리킨다면, 직접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재판부가 무죄로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 대표변호사는 "모자이크 이론에 따라 다양한 간접증거로 직접증거를 추단하는 식으로 진행 할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간접증거를 비추어 볼 때 약취유인 사실이 충분히 추인된다는 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도 "살인 사건을 예로 들면 시신이 있어야 피해자가 있다는 전제로 성립하는데, 그런 사건의 증거는 전부 정황증거라고 봐야 한다"며 "그럼에도 그동안 시신 없는 살인 사건에서 피고인이 유죄로 인정된 경우가 꽤 많다"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는 "이번 사건도 (뒤바뀐) 아이를 찾지 못했다 해도 DNA라는 강력한 증거를 포함해 정황증거가 많다"며 "재판부로서는 무조건 무죄라고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형법상 미성년자를 약취하면 10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단순 약취는 징역 1년~2년 6개월을 권고한다. '피해자가 13세 미만인 경우' 등 가중 요소가 적용되면 징역 2~4년이다. 숨진 아기는 3세여서, 석씨의 경우 여기에 해당한다. 석씨가 사실관계를 인정한 사체유기는 징역 7년 이하다. 미수범의 경우 형량은 절반으로 감경된다.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알려진 '외할머니' B씨가 지난달 11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