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콘크리트파일 생산물가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건자재 종목들의 투자매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다만 공사단계별로 기초공사 건자재를 만드는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급등했으나 마감공사로 갈수록 상승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덜 오른 건자재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기초공사 관련 건자재 종목들이 4월 들어 상승을 멈추고 조정 구간에 들어갔다. 6일 장중에 20% 상승하며 8300원까지 올랐던
동양파일(228340)은 상승폭을 크게 줄이며 마감하더니 이날도 5%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파일은 건물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투입되는 콘크리트 말뚝, PHC파일을 만든다. 건축 일감이 늘어나면 수혜도 가장 먼저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주가도 신도시 등 대규모 건설사업 계획이 거론되는 시점부터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편이다.
그 결과 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건자재 종목도 동양파일이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이 무려 110%에 달한다. 이 종목은 지난해 말에도 강했지만 상승 기울기에서는 올해 특히 두드러진다.
PHC파일은 공사 단계 초기에 투입되는 건자재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 위치한 삼일씨엔에스의 PHC파일 전문 제조공장 전경. <사진/ 삼일씨엔에스 홈페이지>
이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건자재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음을 의미한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건설 투자가 증가하는 구간에서는 건설업종뿐 아니라 ‘착공→준공’ 밸류체인 내 건자재 업종의 투자 매력도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PHC파일 물가지수가 지난해 11월 88.7에서 12월 99.2, 올 1월 102.2, 2월 103.6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그 다음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군이 시멘트다.
쌍용C&E(003410)(쌍용양회)를 제외하고 대부분 4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멘트는 철근과 함께 PHC파일 기초 위에 뼈대를 올리는 작업부터 투입되기 시작해 각 층을 만드는 데 계속 들어간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함께 쓰이는 거푸집 종목
삼목에스폼(018310)도 남들보다 많이 올랐다.
골조공사 후 내부공사 때 들어갈 창호 및 바닥재 제조업체들의 주가도 제법 강세를 보였지만 상승률에서는 기초공사 관련주들에 뒤지는 편이다. 또한 공사 후반, 착공 후 2년이 넘어서 투입되는 마감재와 가구들도 올해는 아직 덜 올랐다.
지금 발표된 신도시 건설을 재료로 주방가구 등 마감공정에 투입되는 건자재 종목에 투자한다는 것은 2년 후에 생길 매출을 미리 끌어와 주가에 반영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건자재 관련주는 공사 단계별로 투자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주가에도 온도차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바로잡는 보고서가 지난달에 나왔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낸 보고서에서 “과거 2014~2016년 부동산 랠리 당시 건자재 종목들의 주가 수익률이 자재 투입 시기와 상관없이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자재 투입 순서에 따라 주가가 순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표가 턴어라운드 한 시점에 먹거리가 확정되는 것과 다름없어 미래 이익성장 기대감을 투입시점과 무관하게 주가가 선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어차피 기대감에 의한 투자이므로 굳이 시기를 따질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읽힌다.
그렇다면 후반 공정에 투입되는 건자재 종목들의 주가가 PHC파일이나 시멘트 종목처럼 많이 오르지 않았다고 실망할 것은 없다. 건자재주가 오를 땐 동반상승한다는 분석에 따르면 아직 덜 오른 종목들도 머지않아 오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중에서 투자후보를 추리는 것도 좋은 접근법이 될 수 있다. 내부공사 관련 종목들 중에서도 덜 오른 종목이 있으며, 마감공사 및 가구업체들의 주가도 아직은 예열 수준이다. 이들 중에서 지난해 실적이 괜찮았고 올해 전망이 좋은 종목들이 후보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