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허태수
GS(078930)그룹 회장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직에서 물러났다.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관여해온 관행을 끊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사진/GS그룹
7일 GS에 따르면 허 회장은 지난달 개최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물러났다. GS는 올해 양승우(위원장), 한진현, 홍순기 등 3명으로만 사추위를 구성했다.
사추위는 기업 이사회 내부에 설치된 사외이사 관련 소위원회다. 대부분 기업은 사추위에 사외이사의 선임과 해임, 자격요건 설정, 평가 등의 권한을 부여한다. 상법상 이사진의 과반수를 담당하는 사외이사의 선임 등을 전담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좌우할 수 있는 위원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도 지난 15년간 그룹 총수가 사추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관행을 유지해왔다. 지난 2006년 11월에는 당시 그룹 총수였던 허창수 명예회장을 포함해 사추위를 신설했다. 이후 2019년까지 사외이사의 면면과 인원수는 바뀌었지만 허 명예회장은 계속 사추위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해 허 명예회장에 이어 그룹 총수에 오른 허 회장도 사추위에 참여했다.
GS가 총수의 사추위 참여 관행을 타파하려는 것은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ESG 경영의 영향이다. 지난달 GS는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의 사추위와 감사위원회 구성원도 상당 부분 교체했다. 허 회장이 사추위에서 물러난 것도 이 시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사외이사는 대주주·총수와 관련 없는 외부 인사를 이사회에 참가해 대주주의 독단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제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GS는 그룹 총수인 허 회장이 사추위에서 물러나야 사외이사 제도 도입의 취지와 지배구조 선진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같은 지배구조 선진화 행보는 그룹 지주사인 GS에만 그친다. GS그룹 계열사 GS건설의 경우 허 명예회장이 올해도 여전히 사추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