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2030 초선들 "가르치려 한 오만함이 청년과 단절" 반성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2030 청년들, 민주당에 무관심"
성 비위·검찰개혁·조국사태·인국공 사과…"청년 현실 반영할 것" 약속

입력 : 2021-04-09 오전 11:24:03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청년 초선의원들은 "돌아선 국민 마음의 원인은 저희를 포함한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에 있었음을 자인한다"고 반성했다.
 
9일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유세 현장과 삶의 현장에서 만난 20대와 30대 청년들은 민주당에 싸늘하고 무관심했다"며 "지난 1년 동안 많은 분들의 마음이 돌아섰음을 현장에서 느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원인이 우리 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우리 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다"며 "당내 2차 가해를 적극적으로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이 문제를 회피하고 외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오만함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점철된 (검찰개혁) 추진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잃었다"며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국민들께 피로와 염증을 느끼게 했음에도 그것이 개혁적 태도라 오판했다"고 시인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고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된다고 판단했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했다"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은 "내로남불의 비판을 촉발시킨 여당 인사들의 재산 증식과 이중적 태도에도 국민에게 들이대는 냉정한 잣대와 조치를 들이대지 못하고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해왔음을 인정한다"며 "분노하셨을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민주화를 이뤄낸 국민의 위대함은 민주당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잊은 건 아닌지 아프게 성찰한다"며 "청년없는 청년 정책을 펼친 것도 청년들을 낙심하게 만들었다"고 사과했다.
 
초선의원들은 "많은 청년들의 분노를 산 소위 '인국공 문제' 역시 청년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그분들께 가르치려고 한 오만함이 청년들과 민주당의 소통을 단절시킨 한 원인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들은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을 야당, 언론, 국민, 청년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에 저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지금은 오로지 우리의 말과 선택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우리는 경험이 부족한 초선의원임을 핑계삼아 어렵고 민감한 문제에 용기 있게 나서지 못했고 정부와 지도부의 판단에 의존했다"며 "가장 혁신적이고 당내의 주류적 관행과 기득권 구조에 비판적이어야 할 우리 청년 의원들까지도 오만했고 게을렀고 용기가 없었다"고 자책했다.
 
초선의원들은 "지금부터는 할 말을 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서겠다"며 "청년의 상황과 입장을 더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국방, 부동산, 교육, 경제 등 모든 분야 정책에 청년들의 현실과 감수성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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