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세를 탄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 들어갔다. 게임업계에서는 대어급 기업으로 떠오른 이 게임사의 기업가치는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초대형 기업으로 증시 입성에 성공할 경우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고 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JP모건 등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계획대로 상장 심사가 이뤄지면 이르면 오는 6~7월경 공모가 진행된다. 이후 크래프톤은 다음달 4일 주식 액면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장외 시장에서 250만원 내외에서 거래되는 등 몸값이 급등한 상태다. 총 발행 주식(855만7237주)을 단순 곱했을 때 시가총액은 20조원을 웃돈다. 최근 투자업계에서는 IPO 성공시 크래프톤 기업가치가 최대 30조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어깨를 견주는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배틀그라운드 포스터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 당기순이익 5563억원을 기록하는 등 3N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실적을 달성했다. 넥슨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907억원, 엔씨소프트는 8248억원, 넷마블은 2720억원이다. 게다가 해외매출 비중은 무려 90%로, 향후 성장 기대감이 높은 회사로 꼽힌다.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재현한 PC 배틀로열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지속적인 흥행과 함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얻게 된 성과다.
그동안 크래프톤은 성공적인 IPO 준비와 함께 내부 조직도 재편했다. 지난해말 펍지 주식회사, 펍지랩스, 펍지 웍스 등을 흡수합병해 경영체계를 일원화했고, 이후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펍지 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등을 가동중이다.
이중 펍지 스튜디오는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IP를 활용한 차기작 개발과 이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사업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테라와 엘리온 등을 만든 개발회사 블루홀스튜디오는 지난해말 ‘엘리온’을 국내 출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 이후 북미와 유럽 시장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서는 주력 인기작인 ‘배틀그라운드’ 오리지널 세계관을 활용한 신작게임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운 이스포츠 대회도 꾸준히 열며, 글로벌 저변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인도 유망 업체에 255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등 통큰 투자를 진행해왔다. 크래프톤은 앞서 2년 전에도 이스포츠 신사업 투자를 위해 넵튠에 100억원대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최근엔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넓히고자 사외 이사진으로 해외 전문가를 선임하는 과감함도 보였다. 이달 1일 크래프톤은 게임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낸 케빈린, 피앤지 중국 사업부에서 스킨&퍼스널 케어를 담당한 이수경 대표 등 사외이사 4명을 선임했다.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진을 대거 포진시켜 게임 제작과 IP(지식재산권) 확장, 유망 신규사업의 공격적인 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각계 전문가를 영입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