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지도부 선출과 관련,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정당 쇄신을 위해 초선급이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초선 당 대표' 탄생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젊은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젊은 이미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초선 의원 40여명은 전날 국회에서 비공개 총회를 열고 4·7 재보궐 선거 이후 당 쇄신·혁신 문제와 초선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출마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웅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당 안팎에서 '초선 대표론'이 나온 뒤 처음으로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다.
윤희숙·배현진 의원 등도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거론됐지만, 직접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김 의원 뿐이다. 초선 의원들이 이처럼 당 쇄신 전면에 나선 것은 선거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보수 정당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보수로 혁신하자는 취지다.
당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장외에서 초선들을 지원 사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초선을 당 대표로 내세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당권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일부 중진들 역시 초선의 당 대표 도전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세대 교체를 강조하며 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서병수 의원은 다른 중진들을 향해서도 불출마를 촉구했다. 서 의원은 "저를 비롯해 당 안팎에서 힘깨나 쓴다는 분들부터 지금은 나서지 않아야 한다"며 "산업화·민주화 세대 정치인의 퇴진을 국민들이 원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들, 젊은 사람들이 국민들 생각에 맞는 정치를 펼쳐달란 요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대표 선출 규정이 '당원 70%·여론조사 30%'로 당원 표심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을 고려하면 '초선 당 대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대표 선거는 그동안 중진들의 무대로 여겨져왔다. 특히 선수와 나이 등 위계 질서를 중요시하는 만큼, 초선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새 얼굴을 앞세운 세대 교체만으로는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최진 대통령 리더십 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국정 경험이 많고 리더십이 뛰어난 초선 의원이 있는 반면 그냥 젊고 참신한 이미지만 갖고 있는 초선 의원은 한계가 있다"며 "중진과 초선이 함께 가는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지 대선을 눈 앞에 둔 정당을 이끌 대표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신 초재선을 최고위원 등 자리에 대거 전면 배치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젊다는 이유 만으로 당 대표를 할 경우 더 많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중진 의원들이 당을 흔들면 당 내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정치를 바꾸겠다는 정도의 정치 철학과 가치를 가진 초선이 당선되면 당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초선 의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자기 목소리를 낸 것 뿐, 당 리더십이나 당 중심까지 비중 있게 올라간 인물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창현·조명희·김은혜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초선 의원 전체 모임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조현정·박한나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