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영향' 사망보험 줄자 건강보험 드라이브

생존보험 초회보험료 27.8% 증가…고객유인책 많고 책임준비금 부담 덜해

입력 : 2021-04-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건강보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력 상품인 사망보험 매출이 저출산·고령화 영향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객 유인책이 많고 책임준비금 부담이 덜한 부문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의 지난 1월 전체 개인보험 초회보험료는 4355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3811억1000만원 대비 14.2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생보사 사망보험 초회보험료는 612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714억6000만원 대비 14.31% 감소했다. 5년 새 무려 51.72% 쪼그라들었다.
 
보험사별로 보면 업계 1위 삼성생명(032830)은 지난 1월 사망보험 초회보험료 82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100억9000만원 보다 17.98% 줄었다. 한화생명(088350)은 107억4000만원으로 10.45%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소폭 감소한 88억5000만원을 나타냈다.
 
과거 생보사 매출을 견인했던 사망보험의 초회보험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포화된 보험 시장 속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보다 3만300명이 감소했다. 이 기간 사망자수는 1만명 늘어나면서 인구가 3만3000명 줄어들었다. 
 
특히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일반 상품 보다 비싸고 계약기간이 길기 때문에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2030세대를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종신보험을 저축성상품으로 둔갑해 판매하는 영업방식도 최근 힘들어지면서 설계사들의 판매 유인책도 부족해졌다. 금융당국은 만기환급률을 내세우는 판매방식이 불완전판매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무해지환급형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판매동력이 떨어진 종신보험을 대신해 건강보험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표적항암약물허가치료 등 선진 치료기법을 반영한 다양한 암·질병보험 등을 선보이며 고객잡기에 나섰다. 실제 지난 1월 생보사 생존보험 초회보험료는 1772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보다 27.85% 증가했다. 건강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가입자가 사망해야 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 보다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에 설계사나 보험사 입장에서 매출 규모를 늘리기 좋은 상품으로 여겨지지만 젊은 고객들의 가입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연계영업이 가능하고 다양한 연령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제3보험 영업이 점점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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