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생활' 1년4개월…백신불안 주사기까지 "국민은 지친다"

'1년 이상' 국민 피로감 가중…거리두기 2주 연장만 '10번째'
국민 기대 백신도 혈전 논란·주사기 이물질까지 '코로나 블랙'
"언제 끝날까요", "이젠 지친다", "백신 접종하고 싶지 않다"

입력 : 2021-04-18 오후 5:00:00
[뉴스토마토 정서윤·조용훈 기자] 전 국민이 코로나와 사투를 벌인지 1년 4개월째를 맞았지만 4차 유행 문턱에서 불안감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 국민이 기대했던 ‘백신’도 혈전 논란과 부스터 등 수급불안, 주사기 이물질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민적 불안과 피로감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개한 매주 방역 관리 상황과 위험도를 보면, 지난 한 주(11일~17일) 일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621.2명으로 전 주간인 579.3명과 비교해 41.9명 증가했다. 이는 400~500명인 2.5단계 기준 범위를 넘어선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1~3월 정체국면을 맞던 확진자 수가 700명대까지 급속도로 늘면서 사실상 거리두기 단계 상향까지 나서야할 중대고비인 셈이다. 상황은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로서도 방역 조치 강화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영업자의 피해는 물론 봄철 맞이 계절 요인에 따른 심리적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는 복합적 요인을 고민해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확산세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과 관련한 문제가 속속 불거지면서 코로나 블루(우울)·레드(분노)를 넘어선 코로나 블랙(좌절)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한 주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세를 보면, 하루 평균 확진자는 651.6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임시 선별검사소 모습. 사진/뉴시스
 
더욱이 아스트라제네카(AZ)에 이어 얀센도 혈전 논란에 휩싸이면서 안전성 불신으로 인해 접종 동의율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 수급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AZ)나 화이자처럼 두 번 접종하는 백신을 3차 접종까지 검토하는 일명 ‘부스터샷’ 계획을 드러내고 있어 구매국들으로서는 백신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심지어 최소잔여형(LDS) 백신 주사기 안에 섬유질로 보이는 이물까지 발견되면서 주사기에 대한 우려까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당국은 해당 주사기 70만개를 수거 조치한 상태다.
 
문제는 4차 유행 문턱과 백신 논란에 대한 가중이 심화되면서 ‘답답한 생활’과 집단면역에 대한 ‘희망고문’을 호소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이다.
 
울산 남구의 한 화학공장에 다니는 직장인 장모(35) 씨는 “매번 점심시간마다 팀원 3~4명씩 짝을 맞춰 먹으러 다니는 것도 이젠 지친다”며 “국회의원이나 장관들도 제대로 안 지키는 방역수칙을 국민은 1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워킹맘 김모(40) 씨는 “코로나19 이후 너무 지친다”며 “아이들이 학교를 거의 가지 않아 새벽 5시에 일어나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하고 출근, 퇴근 후에는 저녁을 챙긴 후 밀린 집안일을 하는 삶을 1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8) 군은 “지난해부터 비대면 수업과 등교를 계속 병행하면서 생활 패턴이 무너졌다. 코로나 이전보다 학교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줄었다”며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제대로 떠들거나 밥을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0) 씨는 “자영업자는 지금 모두 죽고 싶은 심정이다. 월세마저 내지 못해 폐업 위기에 처했다”며 “방역조치뿐만 아니라 백신에 대한 불신도 커져 접종하고 싶지 않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한 보건 전문가는 “그렇다고 방역의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한 순간의 실수나 부실이 국민들의 불안감과 피로감에 기름을 부울 수 있는 관계로 총제적인 점검과 대응 수위를 높이는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고려하고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현 거리두기는 수도권과 일부 비수도권 2단계, 나머지 비수도권은 1.5단계로 내달 2일까지 시행된다. 정부는 확산세를 고려해 일부 방역조치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공개한 한 주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세를 보면, 하루 평균 확진자는 651.6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의 한산한 모습. 사진/뉴시스
 
정서윤·조용훈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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