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보다 수수료를 낮추고, 정산 시기를 앞당기는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수 판매자를 모아 상품 구색을 늘려 사업 규모와 매출을 키우기 위해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결제대행(PG) 수수료를 포함해 판매자에게 일괄 2.9% 수수료율을 적용한다고 이날 밝혔다. 위메프가 도입한 2.9%의 수수료율은 PG수수료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과 비교해도 업계 최저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포털 기반 플랫폼 사업자는 매출 연동 외에 별도의 결제 수수료 등을 더해 5% 이상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유통업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의 수수료율 평균은 13.6%다
위메프는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상품별 차등 수수료 체계도 무너뜨렸다. 현재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상품 카테고리별로 수수료를 차등해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남성 캐주얼 15.4%, 도서 11.6%, 디지털 기기 12.8% 등 상품에 따라 각각 다른 판매수수료율을 책정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더 많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 본연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티몬 제공
티몬도 지난 1일부터 파트너사의 판매수수료를 -1%로 책정하는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을 시작했다. 판매 상품을 등록할 때 옵션을 포함하지 않은 개별 단위의 상품을 단품등록 카테고리에 등록한 판매자에게 적용되는 프로모션으로, 기존에 해당 카테고리에 등록된 모든 딜의 판매수수료도 -1%로 자동 적용된다.
이런 수수료 인하는 장기적 관점에서 판매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춰 유입을 늘리고, 가짓수를 확대해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히 위메프와 티몬은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위메프와 티몬은 오히려 전년 대비 각각 17%, 12% 매출이 줄었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도 네이버 쿠팡에 비해 낮은 데다 위메프의 판매자 수는 10만명 정도로, 40만명인 네이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티몬은 외부에 판매자 수를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수 판매업체 선점을 위해 일부는 수수료 인하와 함께 판매자들에게 '빠른 정산'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부터 중소상공인에게 배송완료 다음 날 판매대금의 90%를 무료로 정산해주는 빠른정산을 시작했으며, 지난 8일에는 배송완료 지급비율을 100%로 확대했다.
11번가는 특정 조건을 충족한 판매자 가운데 당일 발송상품에 한해서 2~3일 이내에 상품대금의 90%를 정산해 준다. G마켓과 옥션은 빠른 배송상품인 스마일 배송 판매자를 대상으로 상품출고일 다음 날 100%를 정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판매에 나선 아마존과 달리 캐나다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가 판매자의 매출 증진을 돕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판매자의 호응을 얻으면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라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소비자뿐 아니라 좋은 상품을 가지고 오는 판매자가 고객이라는 인식이 점차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