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올해 시행되면서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사법경찰의 순송치 사건 수 대비 보완수사 요구 사건의 비율은 올해 1월 말 누계 기준 약 8.2%, 2월 말 누계 기준 약 10.9%, 3월 말 누계 기준 약 11.3%로 증가하는 추세다.
보완수사 요구 건수도 월별로 보면 1월 2923건, 2월 5206건, 3월 6839건으로 지속해서 늘고 있다.
특별사법경찰의 송치 사건을 제외한 전체 경찰 송치 사건 중 기소 의견은 90.5%, 이의신청에 따른 송치는 1.5%, 보완수사 후 송치는 7.8%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순송치 사건은 송치 사건과 불송치 사건, 수사중지기록을 합한 수치에서 보완수사 후 송치 사건과 이의신청 송치 사건을 뺀 수치를 말한다.
개정 형사소송법 197조의2 1항에 따라 송치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등에 관해 필요한 경우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재수사 요청 건수는 전체 불송치기록 중 약 4.5%에 해당하고, 월별 재수사 요청 건수는 1월 559건, 2월 916건, 3월 1377건으로 매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245조의8에 따라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 검찰은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검토 완료된 수사중지기록 중 법령 위반,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시정조치를 요구한 사건은 3월 말 누계 기준 904건으로, 전체 수사중지기록의 4.7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사중지기록을 제외한 사건 또는 기록과 관련해 총 6건에 대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3개월 동안 순 송치·송부 사건은 22만72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만874건의 78.1%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송치 사건과 불송치 기록(불기소 의견)만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송치 사건은 16.9%, 불송치 기록은 18.2% 각각 감소해 불송치 기록의 감소 폭이 더 컸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 기준 검찰은 매년 1분기에 송치된 사건 중 약 9만건의 사건을 기소했지만,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후 1월부터 3월까지 수리된 경찰 송치 사건 중 기소 건수는 예년의 73.6%인 약 6만5000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기준 검찰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은 76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447건보다 68.5% 줄었다. 개정 검찰청법 시행으로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의 범위가 제한된 것에 따라 고소·고발이 경찰서에 직접 접수되면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예년 불기소 의견 송치 사건 수와 비교해 올해 불송치 송부 기록 건수가 감소했다. 이 중 '각하' 주문의 비율은 12.5%에서 22.1%로 늘었고, '공소권없음' 주문 비율은 44.0%에서 34.9%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걸친 개편으로 검·경 간 실무에 있어 다소간의 혼선은 불가피하나, 검·경이 10회 이상의 수시 실무협의회 등을 통해 세부적인 문제점을 조율하고 있다"며 "향후 실무협의회는 물론 필요 시 수사기관협의회 등 개최를 통해 개정 형사법령에 따른 제도 안착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정 형사법령 운영 과정에서 확인되는 개선 필요 사항에 대해서는 추가 후속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사법경찰의 순 송치 사건 수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건수·비율. 자료/대검찰청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