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정의당이 '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 이후 민심을 오독해 투기성 부동산 정책을 추진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오해라고 해명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형비례대표제 취지를 무산시켰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윤 비대위원장은 사과의 말을 전하면서 범여권 내 묵은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당선 후 인사차 예방한 자리에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다주택자 문제에 관해 부동산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준다는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나간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 대표는 전날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 예방 자리에서 "4·7 재보궐 선거 이후 민심에 대해 집권여당이 오독하고 있는 듯 해서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불평등을 도외시하고 종부세 완화 정책으로 가는 것은 완전히 역주행”이라고 비판했다.
여 대표는 이날도 "윤 비대위원장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빚이 사상 최대인 800조다. 이런 상황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이자율을 낮추는 것은 어긋난 정책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OECD에서 부채율이 낮은데 국민들은 가계 부채가 더 늘어나는 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빚을 내서라도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이자 감면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부자들의 세금을 깎는 종부세는 악수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이에 윤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정의당이랑 그동안 대화가 단절돼 있었나보다"라며 "민주당은 자산 불평등 격차의 문제가 소득 격차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에서 (정의당과)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전날 행사장에서 포용적인 금융이 되기 위해 한국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 외에 한 일이 없다"며 "내 순서 다음에 윤후덕 기재위원장이 기준금리가 0.5%로 매우 높다, 금리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모 언론사에서 제가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 걸로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기사를 토대로 말씀하시는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된다"며 "가계부채 부담이 이자부담이 가계에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데에 (정의당과) 민주당 간의 생각의 차이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여 대표가 이날 21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든 데 대해 불쾌감을 표현하자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여 대표는 이날 "어렵게 4+1 합의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켰다"며 "하지만 위성정당을 만들어서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하지 못했다. 취지가 무산됐다"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어 "과거의 위성정당 문제에 대해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에 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상대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서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그 이익을 의석으로 독차지하려는 것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고 개혁하는 데 있어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맞게 민심, 의석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잘 상의해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에 힘이 될 수 있는 일을 함께 찾아서 했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이 답답해 하는데 속이 확 풀어지는 일들을 정의당과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윤호중(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영국 정의당 대표를 찾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