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미국 히어로물을 상징하는 DC코믹스 시리즈 ‘배트맨’, ‘저스티스 리그’, ‘원더우먼’, ‘슈퍼맨’ 4종이 전 세계 최초로 카카오페이지에서 한국형 컬러 웹툰으로 소개된다. 글로벌 웹툰·웹소설 시장을 이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세계적인 코믹스 출판사의 이례적 협업 소식에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DC코믹스는 마블 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 산업계를 이끄는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이들이 만든 히어로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은 지난 수십년 간 만화와 영화 등 여러 콘텐츠로 각색되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조커’ 등 특유의 어두운 세계관이 매력적인 DC코믹스 작품들은 국내에도 팬층이 두텁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9년 웹툰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을 찾은 DC코믹스가 웹툰 비즈니스 분야에 리더십을 지닌 카카오페이지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성사됐다. DC코믹스와 수차례 회의를 거친 카카오페이지는 여러 작품 가운데서도 DC유니버스 세계관을 상징하는 배트맨, 저스티스 리그, 원더우먼, 슈퍼맨을 웹툰 스크롤 형태로 다듬어 차례차례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DC코믹스 최고의 인기 영웅이자 고담시를 지키는 고독한 다크 히어로의 대명사 ‘배트맨’이다. 24일 프롤로그와 1~14화가 한꺼번에 공개되는 ‘배트맨’은 고담시를 장악한 수수께끼 집단 올빼미 법정과 배트맨의 대립을 그린다. 그림자 속에서 모임을 갖는 이 강력한 조직의 일원들이 고담시의 진정한 지배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배트맨은 어두운 전설의 진위를 추적해 나간다.
출판 만화 컷과 대사를 웹툰 스크롤 호흡에 맞춰 새로 제작하는 건 상당한 노하우가 결집된 작업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업계 최초로 명작 출판 만화들을 현대적 감성을 담은 컬러 웹툰으로 재가공해 선보이면서 많은 관심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0년대 출판 순정만화 명작 ‘프린세스’와 국내에도 유명한 일본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 등이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그러나 이번 미국 만화의 리메이크 작업은 카카오페이지에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웹툰 프로듀싱을 총괄한 출판사 시공사 관계자는 “세계 최초다 보니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정보량이 많은 미국 만화의 글과 그림이 가진 장점을 손실없이 웹툰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가로 방향으로 읽히는 기존 코믹스를 세로로 표현함에 있어 이질감을 줄이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높은 완성도의 작화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공들였다”고 덧붙였다.
양쪽 페이지 전체를 활용한 그림 등 DC코믹스에 종종 등장하는 출판 만화 특유의 연출도 모바일 호흡을 고려해 새로 다듬었다. 해당 관계자는 “두 페이지를 활용한 컷들은 세로 비율로 무리하게 가공하지 않고 90도로 돌려 스크롤 화면에 녹였다”며 “실험적이고 독특한 연출 기법을 웹툰화하는 것도 숙제였는데, 특히 이번에 공개되는 ‘배트맨’ 10화는 원작의 독특한 연출을 웹툰에 버무린 인상적인 회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트맨’에 이어 27일에는 DC유니버스 대표 히어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저스티스 리그’가 공개된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그린 랜턴, 플래시, 아쿠아맨, 사이보그 등 각양각색 히어로들이 지구 정복을 위해 나타난 외계 군주 다크사이드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치는 과정을 그렸다.
5월4일에는 빌런 치타와 대립하는 원더우먼의 이야기가 공개되고, 9일에는 크립톤 행성의 생존자 슈퍼맨의 이야기가 업로드 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언어 차이와 출판 만화의 접근성 문제로 DC코믹스 작품을 접하기 어려웠던 많은 팬에게 원작의 매력을 새로 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기존 만화 시장에서 웹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이번 협업이 만화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선도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명작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웹툰으로 선보이는 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