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당국이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기존 대출에 소급적용키로 한 가운데 카드업계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저신용 고객 비중이 큰 카드사는 수익 타격을 우려하는 반면, 고신용자 위주로 영업한 곳은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이 최고금리 인하 시 기존 고객 대출에도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저신용 고객 비중에 따라 수익 악화 여파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점 이전에 취급한 연 20% 초과 대출에도 금리 인하를 소급적용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고금리 인하 시 카드사의 이자수익이 351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소급 적용분까지 고려하면 수익은 더 축소된다.
무엇보다 저신용 고객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타격이 클 전망이다. 금리 인하를 소급 적용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조달비용 대비 수익이 감소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는 '카드상품 고객금리대별 회원분포 현황'을 분석하면 기업계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저신용 고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서비스에선 삼성·현대·국민·하나카드의 저신용자 비중이 전체 이용 고객 중 절반을 넘었다. 지난 2월말 기준 삼성카드의 연리 20% 이상 현금서비스 이용 회원 비중은 52.7%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도 52.4%로 과반의 차주가 고금리로 현금서비스를 사용했다. 국민카드는 53.7%로 저신용 고객 비중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나카드도 연이율 20% 이상 고객 비중이 51.9%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저신용자 고객 비중이 현저히 낮았다. 우리카드의 연 20% 이상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 비중은 25.9%였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39%, 39.9%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론에선 차이가 더 극명했다. 삼성카드의 연 20% 이상 카드론 고객 비중은 2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카드가 12.4%, 롯데카드가 6.9%였다.
이와 달리 지주계 카드사들은 연 20% 이상 대출 비중이 거의 없었다. 우리·하나카드는 연 20% 이상 금리로 카드론을 취급한 고객이 0%였다. 두 카드사는 카드론 부문에선 최고금리 인하에도 타격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도 20% 이상 대출 고객 비중이 2%로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속했다. 국민카드는 4.5% 수준이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인하될 경우 카드대출 부문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리스크를 타이트하게 관리한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