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올해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수 회복에 따른 수입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최근 수입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2~3분기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던 수입은 올 들어 1분기 통관기준 136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2% 증가한 수준이다.
수입 증가는 반도체, 자동차, 화공품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수출과 투자가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비대면활동 등 수출 증가와 메모리·시스템반도체 투자가 늘어났고, 반도체 제조장비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중교통 기피, 구매 지원책 시행 등으로 자동차 수출이 늘면서 차부품, 철강재 등의 수입이 회복됐다. 화공품의 경우도 코로나로 의료, 위생, 일회용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화학소재·의약품원료 등의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GDP 지출항목별 수입의존도가 고려된 '수입결정모형'을 통해 추정해 보면 최근 수입 증가에 수출·투자의 회복세가 크게 기여했다. 수출·투자의 기여도가 큰 데는 우리 경제에서 수출·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수출 ·투자의 수입의존도가 다른 지출항목을 상회하는 점 등이 작용했다.
아울러 원자재가격 반등에 따른 단가 상승도 원자재 수입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올 들어 코로나19 백신접종 확대, 주요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 등으로 원유, 철강·금속 등의 가격이 반등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원유 수입단가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대비 -31.0%에서 2021년 1~2월 -19.0%로 하락세가 축소됐다. 같은 기간 철강·금속 수입단가는 -0.3%, 14.4%로 오름세로 반전했다.
한은은 원자재 가격 반등이 원자재 수입 회복을 주도하면서 상품수지를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수입 증가세를 감안하면 연내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경상수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원 한은 차장은 "수출경쟁력 저하가 아닌 내수 회복에 따른 수입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우리 경제의 회복 흐름을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된다"며 "국내 투자수요에 의한 자본재 수입 증가로 향후 우리 경제의 생산능력 확대와 생산성 제고 효과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입은 1분기 통관기준 1361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2%나 증가했다. 사진은 수출을 앞둔 컨테이너.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