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일시적 물가상승’이 물가안정목표인 2%대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세는 내년은 돼야 추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코로나 여파로 농축수산물의 원활하지 못하면서 올해 물가 압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물가기관과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한 소비자물가(5개월째), 생산자물가(5개월째), 수입물가(4개월째) 등 대표적인 3가지 물가지표의 상승세가 올 하반기까지 쉽사리 꺽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일시적이기 하나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장 근래에 발표된 3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9% 높은 106.85(2015년 기준 100)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공산품(1.6%) 가격 상승 영향이 컸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다음달 초 발표되는 소비자물가도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물가도 지난 3월까지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축수산물이 13.7%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 등의 영향도 컸다. 여기에 국제적으로 코로나에 따른 농축수산물의 유통이 예전만큼 활발하기 않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또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업제품 물가가 0.7%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물가도 지난달 기준으로 4개월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3월 기준으로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3.3%, 전년대비로는 5.6% 올랐다. 코로나가 확산된 이후 처음으로 수출물가지수는 100(3월 101.46)을 넘긴 바 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 탓이다. 두바이유 기준으로는 3월 평균 배럴당 64.44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월(60.89달러)보다 5.8% 상승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이후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원유와 원자재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원유 가격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50달러선 아래에 머물렀으나 연초 이후 60달러 선을 회복했다.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아울러 1차 금속제품도 3월 기준으로 열연강대 및 강판이 10.8% 급등한 상태다. 알루미늄 정련품과 동정련품은 각각 5.5%, 5.0% 올랐다.
신유란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가가 하반기까지 강보합 또는 완만한 상승에 예상된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이 1년전과 비교해 발표된다는 점에서 지난해 코로나로 저물가 현상에 따라 연말까지는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길 수도 있다"면서도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내년에 물가 상승률이 멈출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자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은 예견된 일이지만,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가 관건"이라며 "소비자물가의 변동성은 생산자물가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측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2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등 대표적인 3가지 물가지표는 지난달까지 4개월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재래시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