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가 오늘 선출된다. 영남 대 비영남이라는 지역구도에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결로 가는 모양새다. 여기에 당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초선의원들의 표심도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다.
국민의힘은 30일 오전 10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진행한다. 원내대표 후보자들의 모두발언과 공통질문, 상호주도토론 후 11시38분부터 투표를 시작한다. 과반수 득표 후보자가 없거나 득표수가 같으면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후보가 총 4명인 만큼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다득표자 2명을 결선에 올려 당선자를 선출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태흠·유의동·김기현·권성동 의원(기호순)의 경쟁은 일차적으로 영남 대 비영남의 지역구도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101명 중 영남 지역구 의원은 54명이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사실상 영남권 의원을 주류, 비영남권 의원을 비주류 분류한다.
영남권 후보는 울산 남구을 출신의 김기현 의원이 유일하다. 권성동 의원은 강원 강릉, 김태흠 의원은 충남 보령(보령시·서천군), 유의동 의원은 경기 평택(평택시을)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현재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의원들의 표심을 비슷하게 얻으며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 당선자의 출신지역은 6월에 열리는 차기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권 출신 후보자가 당선되면 지역 안배를 위해 비영남권 후보가 당대표로 돼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반면 비영남권 출신 원내대표라면 영남권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에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차기 당대표로 거론되는 영남권 의원들의 선출 가능성을 낮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 원내대표와 당 대표가 모두 영남권이라면 '도로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어서다. 주호영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조경태, 조해진, 윤영석 의원이 영남에 기반을 뒀다.
또 원내대표 선거 수면 아래에서 계파 갈등이 부각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친박계로 분류된 의원들이 대거 공천에 탈락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로 출마하자 이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친박계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친박계 성향의 의원들은 권성동 의원보다는 친이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채가 적은 김기현 의원이나 친박계 출신인 김태흠 의원을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누가 당선되든 그간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계파 갈등은 선거 이후에 재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초선 표심이 변수다. 국민의힘 의원 101명 중 과반인 56명이 출신 지역과 계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초선이기 때문이다. 초선의원들은 원내대표와 당대표가 모두 영남 출신 의원이어선 안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인 후보자들은 초선의원 표심잡기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은 초선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검증단 구성안을 내놨다. 김태흠 의원은 초선 모임의 대표자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권성동 의원은 각 초선의 전문분야을 살려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유의동 의원은 격주로 연석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권성동(왼쪽부터), 김기현, 유의동, 김태흠 의원.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